제비꽃 설탕 절임 - 에쿠니 가오리 첫번째 시집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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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사오리의 첫번째 시집

 

제비꽃 설탕절임을 먹으면 단박에 나는 소녀로 돌아간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던 나..

 

 

 

그녀의 첫 시집 은 71편의 시편이 모아져 마치 아주 귀여운 병에 담겨진

제비꽃 설탕절임처럼 달달하고 향기롭게 우리를 유혹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타의 소설에서 보여준 마감이 잘된 완성도 높은 작품의 차분함보다는

시집에서는 왠지 홀로 벽에 부딪히는듯,아슬아슬 하기도 한 그런 느낌이 즐거웁다

왠지 마음을 졸이게 하는.....그런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다

그것은 하고픈 말을 불쑥 던지는 대담성이 돋보여  그녀의 다른 마음을 들여다본 듯 당황스럽기도 하다

번역 때문일까 해보다가는 .....

어쩌면 소설보다 시를 번역한다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 번역자가 이해한 은유라 할지라도

옮김에 있어 자칫  은유나 은밀한 감정이 다르게 전달되기라고 한다면

이미 한 사람의 독자를 거친 그런 시가 되어버려

우리는 온전하게 그 시를 맛 볼 수없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는 모국어로 말하고 그 이해조차 같은 문화권이나 같은 정서권에 있어야

어느 정도 바르게 전달되는 그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 시의 장점은 순수함이랄까 조금의 쌉싸름한 사춘기적 외로움같은 그런 로맨틱함에 있는것 같다

물론 타인의 시를 백프로 이해하기란 있을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여성적인 감성으로 다가갔을때 와닿는 그런 섬세한 부분들이 참으로 많다

소녀적 감성,부모와의 관계,결혼,연애,남자,그리고 일련의 나이들어가는 여성적인 감성들이 다치고 은밀해지고 더욱 섬세해지는

과정들이 드러나 살짝 얼굴이 붉혀지는 그런 부분도 있어 왠지 독자들이 소녀스런 감성을 건드려 부드러워진달까....ㅎㅎ

어쩌면 청랑한 목소리로 또랑또랑 말하는 소녀처럼 ....결혼을 했어도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남져져있던

외로운 소녀의 감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과정.... 그것이 바로  이 시집에 담겨져 있는 것같다

어린시절도 있고 연애도 있으면 불륜도 있고 부친의 죽음에 대해 말하는 시도 있는데

다른 사람의 시를 읽을때 이렇게 직설적인 화법으로 자기를 드러내 버리면 독자는 당황하면서도 금방 동화된다

왜냐면 솔직하기에 마음이 열리고 이해를 하기전 이미 마음은 동조해버린다

솔직이란 이렇게 많은 무장을 해제하는 면도 있지만 지나치면 개인사의 사설처럼 부끄러운 고백이 되니까 ....

그러나 그녀의 시집을 읽는 내내 왠지 망설이듯 하면서도 대담스럽고 그러면서도 타인과 소통되지 못하는

마음의 겹겹들이 스스로에 의해 벗겨지고 분해되면 이해하는 ..... 그녀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아마 시집 전체에서 풍기는 부분....즉 누구의 것이 되지 않을 수 있었기에 그녀는 작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완전한 누군가의 소유가 행복하다면 갸릉갸릉 고양이의 달콤한 소리를 내듯 인생을 중요한 부분을 접었을지도 모르니까....

누구의 것도 될 수 없었고 사랑하면서도 왠지 다 채워지지않는 그런 허무한 경계들이 그녀를 그녀답게 완성시켰을 것이다

소설가는 집을 짓던 이야기를 엮어 소설가라고 하지만 시인은 소설가와는 다른 한 순간의 섬광같은 순간을 잡는

가히 정신병적인 격렬과 순간의 격동을 가슴에 안고 사는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소설과는 다른 장르에서 소설가의 싯적인 요소들을 나열한다면 끝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이 시집은 특별한 시를  위한 작품집이라기 보다는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온 순간에 대한 싯적인 순간에 대한 고백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순간, 어떤 찰라 그리고 영원히 잊혀지지않는 시간속에 안주하는 순간들...

시같은 순간과 소설과 같은 순간이 있다고 당신은 생각하지않는가?

제비꽃 설탕 절임은 어쩌면 소설가의 시집이면서 여인으로서의 마음을 담아본 비밀스런 다이어리처럼 보였다

가계부가 아닌 다이어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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