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브로드 1
팻 콘로이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사우스 브로드 1,2


팻 콘로이 저/ 안진환,황혜숙 공역 | 생각의나무 | 원서 : South Of Broad (2009)

 

 

   

 


사우드 브로드는 격찬속에서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르는 대배우처럼 극찬속에서 만난 소설이다

출간 즉시 아마존,파블리셔스,위클리 등에서 탑을 장식한 초특급 베스트셀러다

여러분들이 책을 고를때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작가위주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장르별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베스트셀러라는 조금은 공정성을 거친 책을 선호하여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광고나 격찬성 멘트의 책들이 다 훌륭한가 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절대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사우스 브로드의 엄청난 양의 원고는 사실 조금은 질량감으로 질리게 만드는 면도 있어서

자칫 책장을 빠르게 넘기고픈 이들에게는 아마도 지루한 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자분자분 읽어내려가면 뭐랄까, 한 고비를 지나쳐 다른 코스를 바라보는 기쁜 등산처럼

나름의 그 코스대로의 맛이 있고 색다른 풍경이 선물처럼 담겨있어 힘든 등산임을 잊게 하는 파워가 있다

 

  

시작은 소심하고 겁이 많은 한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로 문을 열게 된다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형의 자살로 인해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을 거쳐

마약소지의 협의로 보고관찰을 받게 되는 소년 레오폴드 블름 킹

이 소설은  그 소년 즉  레몽의  성장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운명이란 어느 날 문득 불거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수많은 예견이나 마치 셋트로 준비된 듯 완벽한 셋팅처럼 보이는 운명의 그 날이 있다

성유다 고아원에서 만난 골칫덩이라 불리는 고아 남매 나일즈와 스탈라

그 시기 옆집으로 이사온 쌍둥이 남매 시파와 트리버,

명문집안 러틀레지 가문의 채드워스와 프레이저

그리고 채드워스의 여자친구 몰리와 흑인 코치 재퍼슨의 아들인 아이크  등등

일련의 인물들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야기는 서서히 재미있어 진다

레오가  자신과는 어울리지않는 여러 친구들과 만나 사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어느 날의 사건들이 결국은 운명적으로 결정되어 진다는것

운명의 속성이란 언제나 소리없이 우연처럼 다가와

누군가의 삶을 생각할 수도 없는 곳으로 내동댕이 친다는 사실이다

개성이 강한 등장인물들과 인종과 계층을 넘어 우정을 나누지만 비극과 상상을 초과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재미를 넘어 막막하도록 절망스런 회한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아마도 찰스턴에 대한 애정이 깊어 이 소설이 찰스턴 역시 여기 아니면 생기지않을 이야기처럼

책을 덮을때쯤이면 완벽한 영화의 한 씬처럼 아름답고 암울한 그 도시의 한 구석에 서있게 될 것이다

 

 

 

 

어떠한 문제를 말하더라도 결국 번역소설을 대하는 나의 한계가 참으로 어느 순간 막막해짐을 이번에도 느꼈다

원문이 주는  어감의 매력이나  등장인물들의 어투,버릇,언어의 농도 등의 델리키트한 부분들을

절대 공감하지 못할 것이며 섬세하고 매력적인 언어가 주는  맛을 살리는 소설이라면 더더욱 원문이 아닌

번역본으로 읽는 소설에 대해 2% 부족하다는 턱도 없는  욕심을 버리지를 못하고 있다

참으로 무능하여 어쩌면 겉멋에 흐르는 이야기말고

스토리속와 함께  담겨진 아주 쫄깃한 언어의 질감을 놓치지않나 하는 우려가

한 문장에 탐닉하여 오래오래 다시 곰씹어보는 그런 시간이 많았음을 고백한다

명문장이란 결국 그 나리의 언어를 이해하여 얻어지는 보석같은 것이다

아무리 설명해도 하나의 부연 설명에 지나지않아 문장력이 수려한 작가의 작품을 대하면

원문 그래도 혹은 원문에 무엇인지 나를 이끌어 인도해줄 그 무엇을 찾고픈 욕심에 절망스럽기도 하다

흔히 말하는 달변이랄까? 자근자근 인생을 좀 살아본 연배의 주인공이 내게 말하듯

소근거리는 이야기들은 소설적인 가치도 물론 있겠지만 인생을 살아온 이의 토닥거리는 듯한

이야기처럼 길고,잔잔하여 나릇한 나레이션으로  타인의 삶을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책을 덮는 순간에는 사우스케롤라이너의 영상보다는 한 개인의

운명적인 삶을 절제력있게 담담하면서도 아름답게 살아온 한 남자의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미국의 보수적인 남부지방에 찰스턴이라는 도시에 대해 각인되어있는 이미지를 나름대로 갖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 정도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라면 장황하다 라는 흠 하나쯤이야 별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작가의 역량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언어에 대한 칭찬보다 한 도시를 눈으로 보듯 표현해준 절대적인 문장의 매끄러움보다

작가의 열량이 빛난 것은 인생에 대한 깊은 비감함 ....이랄까

사람이 살다보면 무슨 일이 없겠어 하는 운명적인 비애스러움이 나를  애잔한 감상에 젖게한다

어쩌면 그것은 우정을 초월한 한 남자의 이야기 이전에 찰스턴이라는 한 도시의 아름다운 영상 이전에

소설가로서 그가 훌륭한 이야깃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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