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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없는 생활
둥시 지음, 강경이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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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듕시는 중국의 신생대 작가그룹의 대표작가로 중국 언론과 대중의 사랑을 받고있는 사람입니다
필명인 듕시는 중국에서 하잖은 것을 가리키는 별 의미없는 단어인데
아마도 역설의 의미로 많은 의미를 나타내는 이유로 지은 필명 같습니다
다섯 단편중 하나인 언어없는 생활은 2002년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최고예술공헌상을 수상한 영화 천상의 연인 의 원작이기도 하고
중국 제 1회 노신문학상(중편소설부문) 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언어없는 생활 / 장애가족의 절망과 사회와의 단절을 통해 결정적인 세상과의 소통부재를 말하고 있습니다
느리게 성장하기 / 소아마비 때문에 늘 사람들에게 차별과 질시를 당하면서 열등감에 시달리는 소년 마슝의 이야기
살인자의 동굴 / 살인자 아들을 지고지순하게 보살피는 어머니의 이야기
음란한 마을 / 치우위가 창녀촌을 탈출하기 위해 겪는 시련과 갈등을 그려냅니다
시선을 멀리 던지다 /선천적으로 게으른 남편과 이혼하는 필사적인 과정과 가난으로 인해 상처받는 이들 가족이 이야기
중단편 다섯 작품을 한데 묶은 소설집 언어없는 생활은
우선 낯선 중국문화권의 소설을 오랫만에 읽어서 그런지 스토리 자체에는 재미가 있으나
술술 읽혀지지 않는다고 할까...
왠지 매끄럽게 읽히면서 앞으로 나가지지 않는....그래서 쉬엄쉬엄 글을 읽게 되었어요
듣고 말하지만 어둠속에서 아무것도 못 보는 장님 아버지
보고 말도 하지만 소리없는 속에서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는 귀머거리 아들 왕자콴
보고 듣지만 침묵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벙어리 며느리
물론 세상과의 완전히 소통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 설정된 사람들이지만
이 비정상적인 가족사에 진저리가 쳐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비참함과 그 가족에게 냉정한...경멸과 비아냥, 그리고 농락을 일삼는 세상과
상처받은 이들이 소통을 열 수있는 그 어떤 기회조차 없는 삶이
인간들의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져
암담한 절망만이 가득한..... 슬픈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불쾌한 상태로 남고 말았습니다
아, 이것이 한 줄기 빛이로구나 라거나 앞으로 작은 이 불씨가 희망이구나 하는 그 무엇도 없이
더욱 더 깊은 늪같은 슬픈 한숨이 절로 나오는 ....
그리하여 진지하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불행속에서 가족들이 느끼는 짧은 행복만으로 그들은 살아갈 수 있는 것인가
사람은 그렇게 가족이란 그룹으로 남아서 이해받고
타인에게서는 아무런 소통과 이해가 성립되지 않는 상태가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와
사회란 이런 형태의 폭력성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지며 어떤 역활을 해 주어야 하는가
거기에다가 얼마전 본 영화 카모레식당을 보면서 느꼈던
서로의 언어가 달라도 우리가 진정으로 타인과 소통하려 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 마음으로 이미 서로 소통하고 사랑하며 실존한다는 그 믿음의 반대편의 입장이 되어
다시금 여러가지 상황을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소통을 원하여도 실제적으로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서로 소통하는 것을 많이 보는데
이 책에서의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는 마음이 간절함에도 그 소통을 이루어지지 않은 것 입니다
이미 신체적인 일부분의 장애로 그들의 생활과 정신적인 성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회적인 상황들이 미흡하여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해 말 할 수없는 경멸이 가해져서
서로가 단절되고 상처받고 굴곡된 시선으로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상태로 보여졌습니다
아마도 이 소설을 읽은 후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슬프지만....불편함 일 것입니다
그리고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 눈으로 보고싶지않은 ...시궁창같은 곳을 쳐다보고 뒤적거려보면서 냄새를 맡고
아파하고 부끄러워하며 그러나 결코 보고싶지않은 사건의 현장같은.....
아마도 빛나는 세상 저편에는 언제나 고통속에서 사는 이들도 있고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인권유린이나 시민들의 불이익이나
사회저변에 상처받은 많은 이들을 대변하고 표현하는 작가의 메세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장애적인 요인이 단지 누구의 잘못이 아닌 그냥 인간으로서 살아가기에 부족할 사항일 뿐인데
마치 죄인처럼 손가락질하는 질시하는 세상사람처럼
언어의 부재라는 하나의 형태를 빌려 냉소적인 현대인들을 그려낸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찜찜하고 불편한 소설
그것은 길에서 안스런 걸인을 만났을때 도와줄 용기도 없으면서
그냥 기분이 나쁘고 우울해졌던 것과 흡사한
생각하기 싫은, 아픔을 직면하고 싶지않은 마음같은....
한편으로 우울한 냉소와 같은 .....어쩌면 철저한 외면이였던 같습니다
사회속에서 버려져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가난과 질병과 장애를 가진 이와 온갖 불이익의 집단을 대변하여
누구의 책임인가는 처절하게 냉소적으로 묻는 ....작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크게 들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