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바다 - 미술여행작가 최상운의 사진과 이야기
최상운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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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를 정할때면 바다가 늘 빠지질 않는다. 바다란 항시 푸르며 분주히 밀려드는 파도로 싱싱할 터인데 나는 언제나 바다를 가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만히 바다를 보고 있자면 바다의 물빛이 다르고 소리가 다르고 냄새가 다르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바다는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제부도의 바다를 두 번 갔다하더라도 나는 뭉뚱그려 ‘제부도의 바다’라 쓰지 않는다. ‘그 날’의 바다라 칭하며 바다의 총천연색 얼굴을 기억하려 애쓴다. 유난스러우리만큼 바다를 좋아하는 나처럼 바다의 얼굴을 기억해내는, 심지어 그날의 바다와 비슷한 그림을 찾아 한데 엮은 이 책을 보면서 찌릿한 공감을 느꼈다. 바다를 바라보며 사이다 거품처럼 부스스 올라오는 파도를 만끽하며 청량함만 맛보고 돌아섰던 사람이라면 바다의 톡 쏘는 시원함을 넘어 그날그날 다르게 우러나오는 찻잎 같은 깊은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랄까.

이 책에는 우리나라 바다뿐 아니라 그리스, 모로코,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양한 나라를 아우르는 바다가 펼쳐진다. 또한 현실의 바다와 명작의 바다를 한데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 책은 바다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바다를 둘러싼 풍경이라든가 사색의 조각들이다. 처음엔 밋밋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바다에 가면 그렇듯, 긴 말이 필요없지 않은가. 우리는 바다에 와서 많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 고민이 있었다면 금새 파도에 쓸려갔을것이고 좁은 속내에 꽉꽉 눌러찬 답답함이 가득차 있었다면 널따란 바다품에 쏙 안겼을테니. 그저 우리가 하는거라곤 바라봄 그 자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바다경치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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