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지음 / 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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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다'란 말은 참 어렵다.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이는 말이랄까. 그래서 조심스러워진다. 쓸쓸하다고 하면 그간 내가 쌓았던 기쁨,행복,즐거움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다. 그리곤 나는 푸석한 낙엽 신세가 된다. 남에게 좋은 면만 보여주고 싶은 헛된 욕심때문에 '쓸쓸하다'는 말은 도리어 '나 진짜 잘 살고 있어'쯤의 말도 안되는 허세로 돋아나기도 한다. 왁자한 술자리에서 하하호호 술잔을 부딪히기도 하고, 제일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웃음(^^)이모티콘을 띄우기도 하며, 별다방 커피 사진으로 괜히 여유로운 척 해보기도 한다. 속은 텅텅 비고 씁쓸한데 겉은 달짝지근하게 부풀고 있다. 그러다 빵- 터질 때가 있다. 비로소 '쓸쓸하다'고 되뇌어본다. 모두들 쓸쓸함을 꼭꼭 숨기고 있는 탓인지 주변은 와글와글 바쁘게 굴러간다. 과거에 비해 관계의 폭이 넓어지고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얽혀졌다지만 SNS에 '쓸쓸하다'는 말을 주고받을만한 튼실하고도 따뜻한 관계는 몇 없다. 없다기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즐거움 속에 먼지처럼 내려앉기 싫다는게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쓸쓸할수록 나와 닮은 빛깔의 비슷한 사람을 찾게 된다. 내가 이 책을 마주한것처럼.

 

 책에는 가수이자 작가인 양양의 나지막한 읊조림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쓸쓸함은 '홀로' '어두운 밤' '지새다'쯤으로 여겨지는 가슴 시린 무언가가 아니라  '함께' '소소한 일상' '나누다'와  맞닿은 무언가다. 그래서인지 쓸쓸하다는 말이 쌉싸름한 에스프레소처럼 향긋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녀의 작은 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좋아하는 노래는 뭔지, 여행을 어디로 떠났는 지 등 많은 것을 알게된다. 소소한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는 '쓸쓸한 사람'이 아닌 '너와 닮은 한 사람' 으로 앉아 있다.  요리에 서투르고, 불면의 밤에 뒤척였던 적이 있으며, 멋진 시에 잠시 넋을 잃었던 적이 있는 사람으로 말이다. 쓸쓸하다고 말하는 건 힘들어서가 아니라 상대와 진솔하게 마주앉고 싶어서인것같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건 "힘내. 내가 있잖아."의 한 마디 위로가 아니라 "오늘 하늘 봤어? 너무 예쁘더라"로 시작해 조곤조곤 말을 나누는 평범한 시간에 있다. 글은 어렴풋 번져오고 가슴은 이내 따뜻해진다.   

 

 

나는 이제 이것들을 동시에 놓아보려고 한다.

       일기장 속에 빼곡히 들어찬 글, 녹음기에 하나둘 앉아 있는 멜로디.

그 파아란 글과 빠알간 노래를 여기에 함께 놓아두면

저 하늘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푸르고도 붉은 시간을 지나고 있다. 하루가 한 색깔이었던 적 없다.

마음이 울다가 웃다가 하는 날에는 당신에게로 가 노래나 부르면 좋겠다.

그러면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어렴풋 번져오는 것 있을까?

그게 뭔지는 몰라도, 우리는 조금 따뜻했으면 좋겠다.  

  -서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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