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목요일, 속마음을 꺼내 읽다 - 책쟁이가 풀어놓는 소소한 일상 독서기
이유정 지음 / 팜파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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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방패인 책도 놓고 나왔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아무 준비없이 나왔다가 혼자 커피숍에 앉아있는 신세가 된 캐리는 말한다.

삶을 살다보면 누구나 하나쯤은 자기만의 방패를 갖는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늦은 밤 홀로

마시는 맥주 한 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침대맡에 자리한 곰돌이 인형을 말없이 끌어안음에서 오는 포근함이 삶의 비밀스러운 방패일지도 모른다. 나는 물론, 두말할것없이 책이다.

한 주의 시작점인 월요일의 활활 들끓던 열정은 시들해지고 무기력함과 나태함이 스물스물 돋아나는 애매모호한 목요일, 이보다 더 좋은 방패가 또 어디있을까.

 

‘나는 몰랐다. 우리 인생에있어 타인에게 끼친 행위는 어느것이건 태양 아래 얼음 녹듯이 그렇게 사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가 그 상대에게 멀어져 전혀 생각지 않게 되더라도.

우리의 행위는 마음 속 깊이 흔적을 남긴다는 점을 몰랐던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한 에피소드와 부지런한 독서습관으로

읽어온 무수한 책들의 문구와 스토리가 한데 어우러져 바짝 쪼그라든 마음을 보드랍게

어루만져주는 이상한 마법을 느낄것이다.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는 직장생활을 하는 한 여자이자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아는 언니같은 편안한 느낌으로 마음을 어루만지다가도 어느순간에는 수십권의 책들로부터 얻어낸 깨달음을 요목조목 설명하고있는 작가를 보노라면 괜시리 우러러보게되는 묘한 매력이 일품이다.

 

‘선배들은 하나같이 배워두라고 말한다.

잡무라고 생각하는 그 일이 훗날 자신을 먹여 살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말로 편안하다. 나의 일상생활에 길들여져 세상 그 어떤 옷보다도 나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는 무릎나온 츄리닝 바지같다고나할까?

새 옷처럼 낯설지도 부담스럽지도않고 나와 한 몸인냥 내 몸에 맞게 늘어난 츄리닝바지는 그 어떤 옷감보다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나를 일상의 지루함으로터 구해줄 수 있는 튼튼한 방패이자 힘들고 지친 순간에 힘이 되주는 책 한권은 세계적인 심리학 박사가 썼다는 두꺼운 심리학책이나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금색띠지 두른 소설이 아니라 나와 비슷한 어느 누군가의 세월을 담담하게 속삭이는 한권의 에세이다.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하루 하루를 책과 함께 엮어낸 이야기들이 무릎나온 츄리닝 바지를 입은듯 나를 편안함으로 이끄는건 물론 지친 목요일 저녁은 새해를 맞이하는 아침처럼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 되어있을것이다.

생은 원래 불안한거라고 토닥이며 우리 모두는 나름의 각오를 다지고 힘찬 하루를위해 뛰어갈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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