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않는다면,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거야.’

 

 

겨울 추위를 피해 집 안에만 있노라면 따뜻한 이불 속에 고치처럼 누워 뭉기적거리는 나를 보곤한다. 그럴때마다 나의 몸과 뇌는 따뜻한 온기에 취해 무디어지고 나태함에 빠져드고만다. 즉 나의 정신에 필요한것은 서슬퍼런 날을 들이민 정신의 도끼, 한없이 무디어지고 나태함에 꽁꽁 얼어버린 정신을 쨍 하고 깨칠만한 책이 필요한것이다.

 

 

이 책은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책의 저자이자 굵직굵직한 광고를 잘 뽑아내기로 유명한 박웅현씨의 인문학 강독회 내용을 책으로 엮은것이다.

유명한 카피라이터답게 ‘책은 도끼다’라는 제목부터가 왠지 모를 섬뜩함과 호기심이 한데 뒤섞인 오묘한 매력으로 잡아끈다.

 하지만 인문학 강독회 내용을 담은 책이니 분명 바윗덩이만치 육중하고 나이가리아 폭포를 보듯 어마어마한 위엄에 쉽사리 다가갈 수 없을듯한 포스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코 바윗덩이처럼 무겁지도, 폭포수를 보듯 왠지모를 위엄따위도 없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기 바란다.

이 책은 저자 박웅현에게 도끼가 되주었던 뜻깊은 책들의 울림을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엮어진것이다. 즉 이 책에게 인문학 강독회라는 자칫 고루하고 무거워보일 수 있는 이름은 전혀 어울리지않는다.

 

 

 ‘산에 꽃 피네. 꽃이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유화>  김소월

 

“ 이 노래는 말을 걸 수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하는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의 노래 로  나는 들린다.” -김훈

 

  '시릴 코널리가 저널리즘은 한번만 고민하는 것이요.

   문학은 다시 보는것으로 정의한 데 따르면

   통조림은 저널리즘적(액체를 담은 한번 쓰고 버릴 용기)였다가 워홀이 액자에 넣음으로써

   문학 반열(벽에 진열하고 반복해서 관람하는것)로 격상된 셈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분명 나도 전에 읽었던 책 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새로운 의미와 안목을 맛보게 된다. 아마 이 새로움은 뻥튀기 먹듯 와사삭 건성으로 대하던 독서 습관으로 내 머릿속이 아니라 땅바닥으로 떨어져버린 활자들의 맛 일테다.

박웅현씨가 내가 흘려 읽은 조각들을 한데모아 요리해주지 않았더라면 나의 독서 미각은 진정한 맛도 모른채 오늘도 건성 건성 책들을 간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메인요리로 김소월의 <산유화>라는 고전적이며 자연의 깊은 맛을 담은 시와 곁들어 내놓은 김훈의 통찰적 시각의 한 문장하며  오스카 와일드의 예술사상과 보색대비되는 워홀의 예술사상을 조화롭게 차려놓음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독서의 진수성찬이자 박웅현만의 내놓을 수 있는독서 상차림이 아닐까 싶다.

 

나태함에 꽁꽁 얼고 무디어진 정신을 쨍 하고 깨칠만한 신선한 충격과 한동안 입맛없던 애독가들의 가슴을 벅차오르게할만치 맛깔난 독서 상차림을 맛보고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이때까지 맛봤던 책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움과 한권의 책에서 뻗어내린 무한한 지식의 뿌리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문학을 움켜쥐고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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