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아메리카나 1~2 - 전2권 - 개정판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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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나’의 사전적 의미는 미국적인 것들,미국의 풍물,즉 문화를 뜻한다.
그러나 사전적의미보다 먼저 기억되는 나의 기억속 아메리카나는 1980년에 문을 연 토종 햄버거 가게다.어린 시절 처음 먹어본 톡쏘는 콜라와 빵사이 두툼한 고기패티,쿰쿰한 치즈,야채의 조화로운 달콤한 충격,그 기억은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모든게 풍요로운 나라 미국이라는 환상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나의 이 아스라한 기억을 머금고 읽어 내려간 소설 아메리카나는 자아 정체성이 확고한 작가 치아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소설 답게 정치,문화,인종과 국가,자본주의,페미니즘,그리고 한 여성과 남성의 사랑과 정체성에 관한 여정을 조화롭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 이페멜루의 고향 나이지리아와 이상향인 미국이라는 공간은 서로 상반되지만 엊비슷한,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아프리카 대륙의 나이지리아는 전통을 중시하며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부조리한 경제체제가 만연하지만 그속에서 나름의 신념과 질서가 유지되는 흑인들의 나라다.반면 미국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누구나 성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자본주의가 만연한 위기를 품은 기회의 나라로 인식된다.
소설속 이페멜루의 블로그는 이러한 공간적 상이점과 성별,인종, 신체치수로 드러나는 비교문화를 관찰자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누구나 느꼈을 법한 상황을 설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녀의 다부지며 지적인 성향과 작가를 이입하게 된다.하물며 그녀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약간 부유한 쟈들은 부유한 자들 앞에서 부유한 자들은 굉장히 부유한 자들 앞에서 노골적으로 머리를 조아렸다.돈을 갖는다는 것은 돈에 사로잡히는 것과 같다고 생각됐다.오빈제는 혐오와 갈망을 동시에 느꼈다.’P.49

미국에서, 그리고 영국에서의 경험은 영혼의 단짝같은 오빈제와 이페멜루를 성장시켰다.그들이 각자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몸소 겪은 롤러코스터급의 경험들을 통해 진정 삶에서 소중한것이 무엇인지 깨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앞으로 나아간다.안정된,열정적,흥분되는,그러나 빛나는 거짓으로 만들어진 미국식 자아를 벗어버리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 자신의 나라 나이지리아에서 정착하는 여정에서 영혼의 단짝인 서로를 갈망하는 과정은 로맨틱 소설의 정석에 다가간다.

온전히 아메리카나로서, 뼈속 깊숙히 이방인으로서 경험을 통해 습득한 미국탐구 블로그의 비미국인 흑인을 위한 미국 안내서는 나 역시 공감하며 꼽은 이 소설의 백미다.
진의를 파악해야 하는 미국인들의 말 몇가지
1.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종족주의 중에서 인종이 가장 불편하다.....
2.인종적 다양성이란 말은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닌다......
3.미국인들이 ‘문화’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인종을 말할 때가 있다.그들이 어떤 영화가 ‘주류’라고 말하는 것은 ‘백인들이 그 영화를 만들었거나 좋아한다’는 뜻이다.......제2권 p.208

나 역시 백인문화를 동경했으며 흑인문화보다 익숙하다.이 소설은 단순한 소설이라기 보다 문화안내서에 가깝다.아, 그렇다고 소설적 재미도 간과하지 않았다.낯선 흑인문화와 미국흑인과 아프리카 흑인들 문화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역시 세상은 넓고 알아야 할 것은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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