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물에 들기 전 무릎을 꿇는다 - 김정숙 시집
김정숙 지음 / 책나물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은 문보영 시인이 추천한 김정숙 시인의 시집에 대한 후기이다

10년동안 편집일을 하고 1인 출판사인 '책나물'을 만들고

처음 발간한 책은 바로 편집자의 엄마의 시집인 '햇살은 물에 들기 전 무릎을 꿇는다'이다

엄마의 오랫동안 써왔던 시들이 아주 정성스럽게 모여있는 이 책은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영화처럼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2020년 직지신인문학상에서 수상하면서 문학에 등단한 시인이다

시를 써 온 시간이 긴 만큼 시 하나하나가 정성스럽다



내가 마치 시골에 가서 외가댁 마루에 앉아 풍경을 보고 있는 것 같고

가족들을 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시인이 보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같이 마음이 찌릿해지고

표현하나하나가 마음을 두드린다



이 '햇살은 물에 들기 전 무릎을 꿇는다' 시집은 두고두고 몇 번 더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편집자의 엄마의 시집이라고 했는데

시인의 관찰력과 표현력을 듣고 커왔을 편집자도 같은 따뜻한 사람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아니면 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종이가 있다면

그 종이를 서로서로 부비게 해볼래

어쩌면 연보라색 그리움 같은 것이

아지랑이의 숨소리로 얽히어 널 울먹이게 할 것이다’

마치 이 책의 표지의 느낌을 단어 하나하나에 실어 적은 부분같이 느껴졌다

단어 하나하나가 다시 보고 다시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다발로 무너져 내리는 금빛 화살은

태양이 낳은 자식들이다

타오르는 미소이자 불타는 눈물이 하늘길로 간다’

이 부분도 자꾸 시 앞쪽으로 또 가서 읽게 된다



‘밤바다가 후련하게 검푸르다’

참 어떻게 이런 표현을 쓰시는지…

후련하게 검푸르다.. 어떤느낌인지 알 것 같은데

설명하려니 힘들고.. 근데 어떤건지는 알겠고 그렇다



‘바람의 종류였어

바람이 휘발하면 어떤 냄새도 나지 않아

바람의 비늘자락은 가루가 된 분말의 성분조차 막막해’

‘나는 새롭게 도굴한 겨울을 주머니에 넣었다’

* 도서만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