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설의 미덕을 갖춘 대중적인 작품

레인메이커 1 ㅣ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5년 7월

대중소설은 철저하게 대중을 위한 소설으로서 그들이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농락당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적당한 깊이만을 갖추어야 하고, 그들이 스타화 시킬만한 납득할만한 매력을 갖추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달콤한 러브스토리가 적절히 섞여 있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레인 메이커는 정말 잘 쓰여진 대중 소설이다.

영화 레인 메이커도 꽤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책으로 읽어도 책장을 넘기는 속도감에 사람을 즐거워 지게 하는 소설이었다. 지극히 평범한 까닭에 왕자님은 될 수 없으나 거대한 기업에 대항하여 싸우고, 불행에 빠져 있는 아름다운 여자를 구하고 결국은 둘이서 명예와 돈을 버리고 떠나는 장면에서 기사의 이미지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재미있었다는 거다. 머리가 아프지도 않을 뿐더러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영화 레인 메이커도 한번쯤 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읽어서 스토리는 다 아는 뻔한 것이지만 나름대로 영화는 영화만의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이고 그리 질리는 이야기도 아니고, 주인공으로 나오는 맷 데이먼도 주인공의 이미지를 꽤나 잘 소화했다는 생각이다.

그저 재미있기만 하고 깊이가 없다는 것에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가 있으나, 가끔은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재미로만 승부를 내어 사람머리를 식혀주는 책도 필요한 법이고, 꼭 깊이를 따지는 것만이 최고가 아니라고 말해주고도 싶다. 사람이 꼭 필요한 것만 하고 몸에 좋은 것만 먹고 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가끔은 쓰잘데기 없는 짓도 하고 단지 재미있기 때문에 비상식적인 일도 벌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