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의 음모 반덴베르크 역사스페셜 5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박계수 옮김 / 한길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이전에 소개된 반덴베르크의 두 작품,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드 다빈치를 제재로 한 소설은 액자구성으로 쓰여졌었다. 그리고 파라오의 음모까지 읽고 나서야, 그것이 <반덴부르크의 스타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물론 두 권만 읽고도 그것이 스타일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두 권만 가지고 논하다가는 자칫잘못하면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도 좁은 범위에서 그의 작품을 함부로 논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역사적인 사건을 제재로 함, 진실이라고 사람들이 믿고 있을법한 역사적인 상식을 뒤집음, 바깥 액자에는 작가가 직접 등장하여 소설속의 허구에 대한 진실성을 높임....세 소설에서 파악할 수 있는 반덴부르크식 작법이다. 그리고 그 공식은 파라오의 소설이라는 반덴부르크의 소설에서 충실히 시작되고 있었다. 한 작가의 처녀작은 그의 일생동안 쓰게 될 모든 작품의 뿌리가 된다는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별로 읽을 가치가 없다. 작가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이집트를 소재로 했다는 것이 처음엔 조금 신선했을 뿐, 처음에 돌판을 가지고 펼쳐질 것만 같았던 현란한 첩보전도, 그리고 역사의 상식을 뒤집음도 모두 뒷부분으로 가면서 현저히 기대감을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긴장감은 점점 떨어지고 역사적인 비밀을 밝히는 순간조차 사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의외성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덴베르크의 매니아라고 할 사람들에게(물론 이 작가가 매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을만큼 뜻있는 작가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처녀작을 읽는다는 것 이외에 다른 뜻을 발견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