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 - 한국사의 미아 해상왕 장보고의 진실
강봉룡 지음 / 한얼미디어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역사라는 셔츠가 비뚤어져 입혀졌다면 어딘가 단추가 잘못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한 칸 위로 올려채웠거나 내려채웠기 때문이죠. 친일규명, 과거사규명 끊임없이 과거로 향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면 분명 어딘가 우리가 채우지 못하고 내려온 역사의 빈구멍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셔츠가 좌`우 맞지 않으니 지끔껏 끼워놓은 단추를 다시 풀어야지요. 어디까지 풀어야 할까요? 어떤 사람은   유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사람은  6`25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니 일제 식민지기간이 잘못 끼워진 단추의 첫 출발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좀 멀리 올라가는 사람의 경우에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나 광해군의 개혁이 실패한 것을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출발을 장보고로 잡고 있었습니다. 장보고가 우리가 비워놓은 역사의 빈 단추구멍이기 때문에, 장보고를 비워놓고 건너간 역사는 다 잘못된 거라는 것이지요.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일까요?

강봉룡교수의 말에 의하면 우리는 장보고를 통해 해상을 재패하는 기회를 얻게되었다고 합니다. 통일신라말 바다에는 해적들이 들끓고 있었는데 당나라도 왜도 신라도 이를 어떻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장보고가 나타나서 이를 정리한 덕분에 삼국은 왕성한 무역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지요. 거기에 장보고가 청해진에 건설한 도자기 산업은 발전해서 고려청자를 낳게까지 했고, 고려가 아랍상인들을 통해 코리아로 알려지게 된 기반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 말인즉 장보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라는 좁은 반도를 벗어나 세계역사에 동참했는데, 장보고를 역적으로 몰아부친 역사는 결국 바다의 중요성을 몰라보게 되고 쇄국정책을 편 조선을 낳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강봉룡교수는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고고학적 조사자료,  외국의 문헌자료를 철저히 조사하여 옮겨놓았습니다. 그래서 조선이 상공업을 천시한 것과 반대로 그 이전 한반도 역사는 국제무역을 왕성하게 한 상업국가였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역사관이 완전히 흔들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국회에서 친일규명법, 과거사진상조사가 목소리 높은 것처럼 역사규명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단추가 잘못채워진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친구들 앞에 나갈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장보고라는 인물은 그 단추가 잘 못 끼워졌을 때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좁아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역사를 바로입게 만들어주는 책 장보고.

그래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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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로 다가온 꽃들
김민수 지음, 이선희 그림 / 한얼미디어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책상위에 두 팔 묶어두고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네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시간 속에서

 보고, 이야기를 건내야 하는 책이었습니다.

 꽃 이야기 하나를 읽어주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당신이 들려주는 꽃 이야기를 듣고, 나도 이야기를 하고,

 만나는 이들이 한 편씩 줄거리를 나누고

 각자의 삶을 나누고 가슴위에 꽃을 필 수 있도록,

 꽃망울 머금은 성화와 씨앗들이 책속 표현처럼 개복숭아 빛깔로

 담겨있네요.

 내가 꽃이 된 것처럼 햇빛 쬐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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