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기 좋은 날 - 제136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아오야마 나나에 지음, 정유리 옮김 / 이레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소설들의 홍수 속에 그래도 문학적인 색깔을 잃지 않은 신인 작가의 글을 읽을 수 있어 기뻤다. 주인공 치즈는 스무 살 밖에 안 됐지만 청춘의 특권일 무모함과 용기보다는 내적으로 파고드는 성격이어서 애늙은이 같다고 해야 더 어울릴 그런 젊은이다. 연애도 미래도 생각을 안 하고 사는 듯해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잘 살고 싶은 열망이 커보이기도 한다. 치즈가 함께 사는 일흔 살 할머니의 삶을 슬며시 질투하는 모습이 애잔하기도 하고 그 할머니와의 교감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이 마음 놓이기도 했다.

억눌린 문체라고 해야 할지, 좋고 싫은 것도 기쁘고 슬픈 일도 모두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표현과 구성이지만 찬찬히 따라 읽다 보면 치즈의 슬픔과 기쁨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감동이 남달랐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발랄하고 유쾌한 반전도 없는 소설이지만 오래 남는 감동의 여운이 있었다. 아오야마 나나에,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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