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식 현금주의 투자 전략 - 글로벌 명품 기업 톱10으로 검증한
장홍래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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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건들이 있다. 바로 분식회계 사건. 당장 기억나는 건으로는 몇년 전 대우조선해양이 그랬고, 해외로 눈을 돌리면 불과 얼마전 터져나온 스타벅스 커피의 대항마라고 추앙받던 중국의 루이싱 커피 사건이 있다. 다행이도 대우조선해양은 살아남았지만, 루이싱 커피는 회계부정을 사유로 미국 시장에서 퇴출을 통보받았다고. 이런 사례를 피하기 위한 저자의 비법은 간결 명료하다.

이익은 의견이고 현금은 실제이다.

장부상으로 기록되는 수치상의 이익을 믿으면 안된다고. 회계 규정상 실제로 이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를 (의견으로) 기록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결국 기업의 가치는 이익이 실제로 현금이 되어 회사의 통장에 입금되는지가 결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기존의 순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PER 같은 수치보다는 CCR 같은 수치를 더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고 한다. 좋은 기업은 순이익과 영업현금흐름 혹은 잉여현금흐름이 같은 추세를 보이게 되고 이는 또한 기업의 주가와 흐름을 같이 한다고 한다. 실제 그래프로 삼성전자를 위시한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일부 경쟁사들을 보여주는데, 신기하게 들어맞는다. 결과론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현금흐름의 성장과 주가는 추세를 같이 한다.

책에는 중요한 수치로 두가지를 제시한다. CCR(cash conversion ratio)과 CCC(현금전환일수). 책은 앞부분에 왜 두개의 수치가 중요한지를 서술하고, 이어서 글로벌 명품 기업 10여개를 이 수치에 기반하여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이 분석되어 매우 유용했고,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현재 높은 비중으로 투자중인 국내주식중 한 종목도 따라서 분석을 해보았다. (그 기업은 CCR이나 CCC는 좋았는데, 책에서 보조적인 지표라고 설명해놓은 무형자산총비율이 너무 높았다. 최근 인수합병을 하면서 그렇게 된것인데... 하여간 이런것을 알게 된것도 독서가 주는 잇점이 될듯. 개인적으로는 인수후 사업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체크만 하고 넘어가는 걸로.)    

이 책을 읽기 전에도 투자를 하기 전에는 습관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의 추이(CCR)를 보곤 했다. 당장 주가의 흐름은 답답하더라도 해당 기업이 일을 해서 통장에 현금을 쌓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면 불안이 어느정도는 가시고 믿음이 가는 편이었던것 같다. 물론 아쉬운 것은 현금흐름이 좋지 않아 분석중 패스한 기업들이 후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다거나 하는 이슈로 날라갈때. 부러움과 질투가 나기도 하지만 어쩔수 없다고 마음을 다독이는 편. 모든 주식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건 아니니까. 

반면 현금잠김일수 혹은 전환일수가 중요하다는 것은 과거 가투소의 어떤 글을 읽으면서도 듣긴 했었는데, 의외로 이 수치는 계산도 복잡하고 번거로웠던 기억이 있다. 제조업이라면 특히나 더 중요한 수치가 될텐데 이 부분은 여전히 잘 손이 가지 않는 수치이다. 하지만 이 수치역시 잘 활용하면 좋은 기업을 믿고 투자하는데 중요한 필터링 요소가 될 수 있단다. 

CCC(현금전환일수)가 마이너스인 기업은 타인자본을 자기자본처럼 사용 가능한 플로트를 가지고 사업하는 것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의 요청에 따라 팀 쿡이 재고 관리 책임자로 부임한 이후 엄격한 관리를 통해 CCC를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현금과 재무안정성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이 분석을 예로 추정해보면, 애플은 TSMC를 비롯한 부품업체들에게 오더를 내리고, 이를 다시 팍스콘 같은 조립기업에게 보내 완성품을 만든다.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이 대금이 입금되면 그제서야 하청업체들에게 지불하는 구조. 말 그대로 왕서방 물장사 하는 식이다. 자신은 유형자산을 거의 보유하지 않은채, 브랜드와 설계기술등의 무형적 경쟁력으로 장사를 한다. 그렇게 최고 기업이 되었고, 엊그제 애플은 다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책은 그리 두껍지 않은편. 게다가 실제로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하는 내용이 있어서 아주 잘 읽힌다. 국내 저자의 책이 이래서 좋다. 아무래도 번역서는 역자의 번역 품질에 따라서 고통스러운 경우가 꽤 되고, 언급된 사례도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 주장이 간결하고 현실적이어서 실제 기업분석에 이용해볼 생각을 하는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을듯.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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