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고르, 나로 존재하는 용기 - 진실한 삶을 위한 실존주의적 처방
고든 마리노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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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이 세상을 버리는 것이다" - 쇠렌 키르케고르

표면적으로 다가오기에 "잘 살기 위해서 이 세상을 버리라"는 말은 외톨이가 되라는 말로 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 문장 속에는 실증주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바로 키르케고르는 인간의 본능, 비교강박에서 벗어나야 함을 역설한 것이다. 비교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함은 실재와 현상을 구분해야한다는 저의를 담고도 있다.

니체, 키르케고르, 도스토옙스키 등 유럽의 여러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사고를 지향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거슬러 올라가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 학파 또한 비슷한 류의 철학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서양철학 뿐만 아니라 동양철학에서도 나타나는데, 예컨대 '윤회'로 대표되는 불교의 사상과 <도덕경>에서 노자가 역설한 "유무상생, 유무상통"과 같은 말들이 서양의 실존주의와 그 맥락을 함께 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게 됐는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아마도 우연적 현상에 대한 탐착은 탐욕을 이끌어 냈을 것이고 그것이 인간의 비교강박을 내재시키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고나면 인간의 내면 속 강박은 우울과 불안으로 연결됐을 것이 분명함을 확신하게 된다.

이 책의 작가 고든 마리노는 위와 같은 인간의 불안, 우울의 근원과 그것의 해결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작가가 키르케고르의 실존주의 철학과 큰 범주로의 분석철학을 인간의 정서와 연결시켰다는 점이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책들을 읽어봐도 직접적으로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심리를 설명하는 책은 드물었다. 그래서 심리학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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