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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 - 뉴스데스크 앵커 387일의 기록
신경민 지음 / 참나무(고혜경)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저희집은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텔레비전을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제가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니 어느덧 9년째군요.
그렇게 뉴스도 보지 않던 우리집이었지만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멘트는
언젠가부터 인터넷으로 찾아 다시보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만 돌아가는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신경민 앵커의 새로운 클로징멘트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죠.
화도 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이 책을 바로 사 하룻밤만에 읽고서
제게 주셨습니다.
참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언론인이라고 하면서요.
저도 읽으면서 내내 느꼈습니다.
사실 방송기자나 앵커가 구체적으로 뭐하는지도 잘 몰랐고
정치계에 대해서는 관심도 아는 바도 전혀 없었던 저였지만,
저도 밥 먹는 짬짬이 지하철 타는 짬짬이 읽어
생각보다는 금방 다 읽게 되었습니다.
참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느끼는 바가 많았다거나 그런 거 이전에,
언론계나 정치계, 외교, 사회 면에서 무척이나 솔직하게
술술 풀어나가는 것을 보며 '음~ 이런 사회도 있구나'하며
재밌게 읽었죠.
그리고 화가 날 때도 많았습니다.
명문대 나오고 돈도 많고 부하직원들도 출중한 그런 권력자들이
왜 그리 바보같은 행동들을 하는지
고등학생인 저로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게 검은 힘이구나, 한국 사회에 그런 힘들이 많구나, 하는 걸 느끼며
참 답답했습니다.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에는 또한 참 씁쓸하기도 하더군요.
물론 책을 다 읽었다는 후련함도 있었지만...(^^;)
이런 책이 나온다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가 덜 떨어졌다는 뜻이니까요.
이렇게 올곧은 신념과 힘에 대한 견제를 가지고 있는 언론인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사회에서 떨어져나와
그런 이야기를 책으로 써내야 한다는게, 참....
그리고 이런 책이 나와도 별로 우리사회는 나아지지 않는 것 같군요.
여의도 mbc사옥을 나서는 엄기영 사장의 마지막 뒷모습은
저를 더 쓸쓸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이런 책은 많이 팔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은 힘에 대한 반대편에 아직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강한 반대의지를 가지고 서있다는 걸 저 몇몇 사람들,
아니 어쩌면 더 많울 수 있는 사람들이 명심해주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