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교차하는 우리 - BB코믹스
카즈 지음, 정우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본 책 내용의 스포 다량 있습니다*




비엘의 짝사랑 클리셰라면 모름지기 노멀이어도 고백받는 순간부터 계속 상대방이 생각나고 그대로 폴인럽하는 것 아닐까.
분명 이런 클리셰는 보는 입장에서도 달달하고 꽤 극적이며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미소짓게 하지만 어딘가 미묘하게 현실감이 없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물론 비엘계는 나도 게이 너도 게이 옆집사람도 게이 에브리바디 게이인 맛에 보는거지만 가끔 주인공의 이루어지지않은 노멀 첫사랑과의 얘기도 궁금해지기 마련.
그런 이야기를 담은게 바로 이 책의 첫번째 일화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장점은 요 짝사랑을 담은 첫번째 일화가 보기에도 답답한 스토리일것같지만 막상 까보면 꽤나 꽉닫힌 해피엔딩이라는데 있다. 주인공 칸다 요시야는 기적과같은 사랑을 꿈꾸는 소년으로 기적과도같이 첫사랑과 8년만에 재회한다. 그리고 주변인의 조언으로 고백하고 털어내는 루트를 선택하지만 기존클리셰를 벗어나 애매하게 차이게되고 권끝 번외에도 또다시 스치듯 재회한다. 두번의 기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의 운명의 상대 손을 잡으며 그토록 사랑했으나 그와 자신은 운명이 아니었음을 인정하는 이야기이다. 15세이상이라는 건전한 등급 하에 씬도 없고 제대로된 키스씬도 없던 편이었지만 비엘의 클리셰를 깨면서 나름 닫힌 엔딩을 보이려는 작가의 노력이 빛나는 편이다.
첫번째 일화에서 먹은 고구마는 두번째 일화에서 시원하게 뚫린다. 두번째 일화 역시 배우와 작가 관계의 클리셰가 여실히 드러나지만 그래서 더 좋고 반갑고 즐거운 줄거리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비일상같은 일상 속에서 승승장구하는 배우, 자신이 발판이 된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 창창한 미래는 생각도 안하고 정인을 감싸기위해 이성을 잃는 배우, 그걸 말리면서 애석하게도 이렇게나마 사랑을 확인하는 작가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 완벽한 클리셰였다. 그래서 더 두번째 일화가 흥미롭다. 쿨뷰티 속에 감춰진 배우의 열정적인 면과 어른스러움으로 감춰둔 욕망이 돌연 표정으로 도는 순간 그 둘 사이의 비일상은 이미 떼어낼 수 없는 일상이 된다.
첫번째 일화가 답답한 사람은 두번째 일화에서 그 보상을 분명히 받을 것이다. 15세이상이라는 등급에선 마스크를 집어제끼며 하는 과격한 키스가 꽤나 자극적이지 않나?
그동안 숱한 비엘만화를 읽어본 내가 이 책을 추천한다면 클리셰가 적절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 것이다.
클리셰는 진부하지만 그만큼 안정적이고 재미있다.
게다가 다소 거친듯한 작가의 펜선은 작품 속 인물의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기 적절하기에 이 작품을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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