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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잘 있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0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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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딱히 좋다 할 시집을 만나지 못 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여러 번 읽고 싶은, 꼭 안고 싶은 시집을 만났다.

이병률의 에세이보다 시를 훨씬 좋아하는 나로서는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병률스러운- '그'만의 언어가 묻어나는 시들이 좋았다. 많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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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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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는 결국 떠나지 않는다. 방법을 알고 있다.
손에 차표를 쥐고 있지만, 떠나지 않는다.

모래 밖의 세상도 모래 속의 삶도 결국은 반복,


반복을 탈피하려 애썼던 인간은 다시 반복 안에 갇힌다.
굴복했지만, 순응했다.



3.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웠다. 이 삶의 반복을 감당할 수가 없어, 삶의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즐거움과 재미를 위해, 반복을 벗어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세상에 그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심이 떠나질 않았다.


나는 여전히, 이 반복이 싫어서 몸부림칠 것이고, 벗어나려 애쓸 테지만, 다시 또 반복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예상되는 반복은 무섭지만, 결코 도망갈 수 없다.


어찌할 수 없는 반복
인간의 힘으로는 결코 이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반복
나는 벗어날 수 없지만, 잘 살고 싶어졌다.

반복되는 삶이 두려운 누군가에게-
그럼에도 이 반복을 기꺼이 살고 싶은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4.

소설을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래의 감촉이 생생했다. 까끌까끌 거리는 촉감과 모래의 축축한 습기가 가득했다. 설마 했던 결말은 여전하게 이어졌다.


눈 오는 날의 설국, 한적한 시골로 떠나는 날이면 읽고 싶던 '무진기행'처럼, 이 책은 사막을 여행하는 미래의 어느 날 찾고 싶다. 모래의 감촉을 오감으로 느끼며, 주인공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보고 싶다. 까끌까끌한 그 감촉을 헤매며 이 책을 사막 어느 한가운데 파묻어야지.


p.36
그러나 이 무형의 파괴력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은 무엇 하나 없다……. 어쩌면, 형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야말로, 힘의 절대적인 표현이 아닐까…….

p.138
이번에는 여자가 남자의 몸을 털어낼 차례다. 남자는 눈을 감고 부드럽게 여자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면서 기다린다. 머리칼은 딱딱하고 모래로 자글거렸다.
경련…… 똑같은 반복…… 늘 다른 일을 꿈꾸면서 몸을 던지는 여전한 반복…… 먹는 것, 걷는 것, 자는 것, 재채기, 고함, 성교…….

p.198
서로 상처를 핥아주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를 영원히 핥고만 있는다면, 끝내는 혓바닥이 마모되어 버리지 않을까?

납득이 안 갔어…… 어차피 인생이란 거 일일이 납득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저 생활과 이 생활이 있는데, 저쪽이 조금 낫게 보이기도 하고…… 이대로 살아간다면, 그래서 어쩔 거냐는 생각이 가장 견딜 수 없어…… 어떤 생활이든 해답이야 없을 게 뻔하지만…… 뭐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이 많은 쪽이 왠지 좋을 듯한 기분이 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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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ior 관광일본어 (교재 + CD 1장) - 품격 있는 일본어 유창하게 구사하기!
김은희 외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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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배우는데 CD도 있고 좋네요. 독학으로 초보가 쓰기에는 약간 어려운 듯 해요. 완전 초보 교재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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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6
헤르만 헤세 지음, 임홍배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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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그려진 인간의 지성과 감성 그리고 종교와 예술 그 대립되는 부분들의 묘사가 정말 좋았다. 인간이라면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들이며, 삶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고민하며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 고민이 너무 싫었다. 왜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지, 그것이 종종 괴로웠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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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6
헤르만 헤세 지음, 임홍배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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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는 수도사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지적인 인물이다. 반면, 골드문트는 감성적이며 예술의 삶을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두 주인공은 철저히 대비된다. 서로 대립되는 인물을 통해 그려내는 이 삶 속에서 나는 '나'를 고민했다.

이성과 감성을 두고 종종 고민한다. 나를 감성적이라 칭하는 사람들에게 너는 얼마나 이성적인 판단과 사고로 삶을 살아가느냐고 묻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과연 그 감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도 있다. 어느 한 쪽이 확연하게 드러난 삶일 수는 있지만 무엇이라 규정짓는 그것이, 나는 싫었다.

아무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공존이라 생각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누군가를 인생의 동반자로 만난다면 그것은 행운일 것이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존중의 자세로 지속되는 관계라면, 그것은 완벽한 퍼즐 조각이다.

사실 책을 읽다 보면, 중간에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거 책 제목 골드문트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골드문트의 삶에는 나르치스의 가르침이, 나르치스의 삶에는 골드문트의 그 예술혼이 필요했다. 결국, 이 아름다운 관계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일 거야 라는 작은 꿈을 심어 주었다.

책 속에 그려진 인간의 지성과 감성 그리고 종교와 예술 그 대립되는 부분들의 묘사가 정말 좋았다. 인간이라면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들이며, 삶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고민하며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 고민이 너무 싫었다. 왜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지, 그것이 종종 괴로웠고 어려웠다.

그러나 결국의 삶은 공존이었다.

나는 지(知)의 삶을 살지만 사랑을 바탕으로 살고 싶다.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사는 생이고 싶다. 나를 고민하는 시간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어느 순간 스스로의 확답을 얻는 순간이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것이 어렵더라도 크게 좌절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P.360 그때는 무척 마음이 아팠었다. 그 사실만은 분명히 기억났지만 그때 왜 마음이 아팠었는지는 이제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다. 슬픔도 지나가 버렸고, 기쁨과 마찬가지로 고통과 절망도 지나가 버렸다. 그런 감정들은 흘러가 버렸고, 퇴색해 버렸다. 그 감정들의 깊이와 가치도 상실되었고, 이제 드디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시절이 온 것이다. 한때는 그토록 마음 아픈 기억이었건만. 이젠 고통도 꽃잎처럼 떨어져 시들고 말았다.

P.278 아,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모든 인간, 모든 사물이 그렇게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순식간에 꽃처럼 피어났다가 어느새 시들어 사라지고, 그러고는 그 위로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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