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생소한 단어를 알게 된 것은 일요일 오전마다 동물관련 프로그램을 보여주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였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듯이 하이디란 이름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외국여성분이 나와서 각종 동물들과 교감을 하는 장면을 보고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그런 신비한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이 책 "말하지 않고 동물과 대화하는법"은 바로 동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바로 그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피 호슬리라는 영국분으로 전세계에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을 지도하는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치 "닥터 두리틀"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종간 즉 인간과 다른 동물 간의 신뢰와 우정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반려인이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과 말하지 않고도 통하는 구석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이 어떤 원리에서 가능한 것인지 실제로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 그 원리와 내용을 배우고 나면 혹시 내가 키우는 '보리'에게도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먼저 이 책의 1부에서는 동물들과 소통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과연 가능할까? 혹시 사기는 아닐까 의심할 수 있는 당연한 의문들에 대해 답을 준다.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정의,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기능하는 건지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먼저 1부까지 읽고 나면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1) 동물의 신체언어를 읽고 그 심리를 이해하는 동물 리딩이 아니다
2) 동물들은 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언어이외의 소통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3) 동물은 우리와 똑같다. 즉, 우리도 동물이므로 종차별할 이유가 없다
4) 텔레파시와 같다(혹은 유사하다)
5)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 뿐 아니라 거미, 곤충 등 거의 모든 동물에 적용 가능하다
6) 누구나 할 수 있다
7) 직접 대면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도 가능하고 심지어 죽은 동물에도 가능하다
일부 사람들은 상기의 특징들에 대한 오해 때문에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은 믿을 수 없는 사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내면의 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개인의 선택이나 그 바탕에는 논리적인 분석보다는 개인적인 믿음의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실제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2부 이후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이것은 명상의 기초 특히 자애명상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티베트 불교의 이타심과 보리심을 강조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또한 직관의 힘과 우리가 가진 고유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측면이 흥미롭다.
그 외에도 긴장풀기, 차분한 공간 마련하기, 전신훑기, 접지하기, 가슴열기 등 시작하기 전 준비단계에서 해야 할 일들과 실제 커뮤니케이션시에 질문하는 방법 즉, 부정어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단순 명료하게 하라는 등 세밀한 설명이 이어진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초기에는 자신이 받은 메시지가 정확히 맞는지 친구의 동물과 커뮤니케이션해보고 그 내용을 확인하는 확인질문을 반드시 하라는 친절히 조언하고 있다.
책의 3부에서는 그러한 과정을 한단계 발전시켜서 깊이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는 반려동물 뿐 아니라 정원에서 볼 수 있는 생명체들에게 까지 그 범위를 넓혀보거나 레이키와 명상같은 에너지에 대한 민감성을 키우는 연습을 권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잠재성에 대해 신념을 갖고 인내하고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 바탕에는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함께 하고 있다.
평소 동물복지를 넘어 동물권에 대한 공감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읽고 나서 동물들이란 인간이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완전히 동등한 존재이고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이란 동물을 돕고자 하는 선한 의지가 바탕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점도 큰 수확이다.
책은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가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스스로 실습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한번 읽고 치우고 마는 책이 아니라 계속 곁에 두고 읽어보고 싶은 내용이다.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다소 생소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많은 궁금증들이 풀렸고 여러 지식을 알게 되었다. 끝으로 많은 사람들이 현대 사회에서 인간들이 알고도 모르고도 행하고 있는 동물 착취와 종차별 그리고 동물 잔혹활용 시스템에 대해 근본적인 각성과 반성이 있기를 바라면서 하루 빨리 인간과 그 외 모든 동물들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