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설..

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더럽고, 부패하고 타락해 버린 지구라는 별에 갇히 우리들은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지구라는 산소로 가득 찬 공 밖을 나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 이브라는 인물은 더 이상 이 더러운 산소와 매연으로 가득찬 지구에는 희망이 없다며,

새로운 행성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하여 파피용이라는 원기둥 모형의 우주선을 만들고 나비의 날개와 같은 돛을 달게 된다.

물론 이 모든 비용은 맥 나마라 라는 억만 장자의 투자로 이루어 진 것이다.

이 여행에는 이브의 자동차가 치어서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 일등 요트 항해사 엘리자베트라는 여인도 함께 참여하게 된다.

 

지구인들은 특성이 그렇듯..

자신과 같지 않음에 대한 비판과 시위와 규탄이 이어졌다.

 

파피용이라는 우주선에 종교지도자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 좌파와 우파의 병든 국회의원을 포함시키지 않는 것 등등의

자질구레하고 추한 이유들을 잡아서 말이다.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대선 후보들이 하는 행태와 비교해 볼 때 이상하리 만큼 유사하다.

 

우주선의 내부에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살겠다고 다짐한 이들.

산과 강, 인공산소, 인공 태양, 중력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이 새로운 산소의 공으로 찾아가는 천 년이란 시간 동안 천국의 도시라 붙여진 이 우주선에서는 평화와 사랑만이 가득한

유토피아가 펼쳐질 거 라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악을 배제한 14만 4천명을 선발하여 지구를 떠나게 된다.

 

그러나 성악설에 의거해, 기독교의 원죄에 의거해, 사람은 모두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고 했던가?

14만 4천명이 평안할 리 만무했다.

 

평안했던 파피용에 전쟁과 분쟁, 종파, 살인, 학대, 강간이 무성했고 이것이 지난 후의 잠시의 평화와 또 다시 전쟁과 분쟁이

주기적으로 반복됐다.

 

이들이 떠나왔던 어느 별에서 처럼..

그 어느 별에서 가장 혐오하고 증오했던 그런 것들이 어김없이 자행됐다.

 

최초의 발기인인 이브와 엘리자베트와 맥 나마라 등등의 사람들이 계획한 천 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우주선에 남은 사람은 단 6명 뿐이였고,

새로운 산소의 공에 도착한 사람은 2명 뿐이였다.

 

그리고 그 2명 중 여자인 한 사람은 뱀에 물려 죽게되고 남은 남자는 자신의 갈비뼈를 잘라 에야라는 여자를 탄생시킨다.

 

파피용호에 1000년이란 시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태어나고 또 죽어갔다.

어떤 이들은 파피용호 500년 즈음 태어나 590년 즈음 죽었을 것이다.

그들은 파피용호가 세상의 모든 것이였고 옛 선조들이 말하는 지구라는 어느 별이 신화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최후의 2명이 도착한 산소의 공에서도 500년 후 주음 어떤 이들이 태어나고 또 죽을 것이다.

또한 그들도 파피용호에 대한 것들이 전설 정도로만 느껴질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것들이 모두 반복 일지도 모른다.

여자들의 치마길이의 변화만큼 반복적인 패션 유행의 패턴처럼 우리의 삶도 어느 순간의 쾌락과 고통이 교차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렇게 살아왔고, 또 누군가는 이것의 해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첫 키스만 50번째'의 여자주인공처럼 오늘이란 시간 속에서 밖에 살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과거의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관심에 두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파피용이란 기발한 우주선에 탔던 사람들의 모습과 지구인의 모습은 매우 흡사하다.

아니 똑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최후의 발견의 산소의 공에서의 인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사람이라는 것이 가장 무섭고 맹독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꺠달을 수 있다.

 

길어도 100년 밖에 살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종이 이 세상 천하를 지배하려는 듯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지만

역사라는 시간 앞에 늘 무릎을 꿇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항상 잊고 지내는 것 같다.

 

작은 동물과 식물, 곤충을 하찮아 하는 우리 인간은 얼마나 고귀한 종이길래 서로 죽이고 모독하고 미워하는 것일까?

기껏 그래봤자 영장의 우두머리라 해봤자 과거의 악습과 관습을 되풀이하는 바보일 뿐인 것을..

 

인생을 살아가면서 과거의 실수와 판단착오를 후회하고 반성해 보지만 다시금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는 인간.

어쩌면 이것은 자신의 의지부족이나 미약한 심성이 아닌,, 인간의 본연의 태도와 습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