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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3월
평점 :
『책 읽고 글쓰기』는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나민애 교수가 저술한 서평 쓰기 입문서이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및 타 교육기관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서평 체급을 정하는 것부터 목적이나 분량별 서평 쓰기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서평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서평 쓰기를 두려워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써서 그런지 내용이 쉽고 문체가 친절하다.
이 책은 총 2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저자는 2부인 「서평러의 기초 체력 키우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서평의 체급을 정하는 방법과 서평의 의의를 소개하고 2부에서는 분량별 서평에 조언을 주고 있다. 추가로 부록에서는 서평을 실전에서 쓸 때 유용한 팁 몇 가지를 제공한다.
이 책에서 중요한 곳은 1부인 「서평 체급 정하기」라 생각된다. 서평을 처음 써 보거나 서평 쓰기 초보자는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할지, 서평이 무엇인지, 감상문과 뭐가 다른지 등 서평 쓰기에 앞서 겁을 먹고 두려워한다. 이에 저자는 서평 체급부터 정하라고 말한다. 가령 ‘내가 어떤 목적으로 서평을 쓸 것인가?’, ‘분량과 난이도는 어느정도로 정할 것인가?’, ‘서평을 위해 어떻게 읽을 것인가?’ 등 서평 쓰기에 앞서 서평의 체급을 먼저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특히, 저자는 그중 분량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예상 독자를 중형 서평을 - 블로그용 서평 - 쓰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정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이 책의 2부 중에서 「중형 서평 - 블로그 서평 쓰기의 세계」를 가장 길게 서술하고 단형 서평과 장형 서평을 중형 서평의 이해를 위해 서술한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분량별로 목적이나 쓰는 방식이 달라지기에 더욱 강조하는 것같다. 단형 서평을 - 한줄 또는 100자 리뷰 - 예시로 든다면 짧은 글 안에 격식을 차리거나 구성 요소를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또한 짧은 만큼 결론적 판단과 목적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분량에 따라 쓰는 요령이 달라지기에 분량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2부 중 「중형 서평 - 블로그 서평 쓰기의 세계」가 유용했었다. 왜냐면, 필자도 이 책을 구매한 목적이 추후 블로그에서 서평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중형 서평 파트를 주의 깊게 읽었는데 내용이 실용적이라서 좋았다. 특히 「블로그 서평 쓰기 - 단계별 작전」이 부분이 좋았는데 그 이유는 블로그용 서평을 쓸 때 중요한 점을 예시와 함께 설명해 주는데 가령 4단계의 「영리한 인용과 핵심포착」에서 “한 서평에서 우리는 총 세 번까지만 꼽기로 한다.”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는 책에서 좋거나 나쁜 점을 세 번만 뽑자는 것인데 너무 종요하다고 모든 것을 뽑으면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안 중요하다는 것이 된다. 필자도 책을 읽으며 이것도 좋고 저것도 인상 깊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아무것도 못 쓰고 전전긍긍한 적이 종종 있었기에 이 대목이 인상깊었다.
더불어, 저자는 서평러에게 “책을 제대로 평가하려는 서평러에게 부치는 당부 “절대, 네버, 쫄지 마시라.””라고 한다. 이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필자도 그렇고 서평 초보자들은 한 번은 이런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미천한 내가 이 책을 평가해도 될까?’.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비웃음을 사면 어떡하지?’ 등 자신을 낮추고 위축되어 평가를 못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저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그것은 「서평을 쓰면 저절로 따라오는 꿀이득」 파트이다. 저자는 서평 쓰기의 장점으로 ‘책은 암기와 검색의 중도적인 공부법’, ‘직접 책 읽기의 장점’을 말하는데 이는 서평을 써서 따라오는 장점이 아닌 책 그 자체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책은 수동적인 암기와 능동적 검색의 공부의 - 저자는 구글링 공부법이라 한다. - 중도적 공부라 말하며 대학생들에게 공부를 할 때 책이라는 매체를 활용하라고 하는데 이는 서평과 연관이 없어 보인다. 또한 직접 책 읽기의 장점으로 줄거리를 인터넷에 찾아 보거나 압축해서 보는 것과 직접 책을 보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하는데 이 또한 서평을 쓰면 따라오는 이득이라 하기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끝으로 서평을 써 보고 싶거나 자신의 서평이 아쉬워 조언이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책이 실용적이며 저자의 내공이 잘 보여 좋았다. 그치만 초판에서 오타가 한 두 곳 보여 이는 책의 완성도가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