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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 이탈리아 복원사의 매혹적인 회화 수업
이다(윤성희)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윤성희의 저서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은 예술과 휴머니즘의 가치에 대해
역설한다. 책 속에서 소개되고 있는 다양한 미술 작품들은 인간의 이성과 지성, 사랑, 영혼, 불안, 죽음 등을 묘사하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는 다만 르네상스 시대의 노력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현대
기술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행위이다. 신(God) 중심의
중세 시대를 지나 도래한 르네상스는 합리성이 크게 중시되는 시대였지만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루어진 시기이다. 르네상스인들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고 파악하고자 하였고 그 결과 유례없는 문화의 부흥기를 맞이하였다.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인간에 스스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대이다.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달은 기계와 구분되는 인간 고유성에 대한 애정과 고찰의 기회를 촉발시켰다. 인공 지능은 인간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지적 추론 능력 등을 학습하며 보건, 경제,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적인 영역에서 인류에게 잠재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압도적인 수행력으로 무장한 인공지능 앞에서 인류는 인간만이 수행 할 수 있는 감정
능력과 정서적 태도, 자의식과 자기 반성 등에 주목하며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찾아 나서고자 한다. 인공 지능은 인간의 지능을 압도하며 종국에는 인간을 대신
할 것이기 때문에 기계나 로봇과 구별되는 인간 고유의 특성 및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이해하는 이와 같은
방식의 변화는 ‘인간 지능’이라는 개념에 내포된 풍부한 의미를
축소 해석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 앞에서 다루어지는 인간 지능의 개념은 효율적으로 결과를 산출하거나
주어진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와 관련된 능력에 국한되어 이해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정신이 성과와
효율의 차원에서만 다루어지는 현대 기술사회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은 섬세하게 표현되고 이해된
르네상스 작품들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인간의 지능이 단일한 하나의 능력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져 상호작용하는 유연한 세부 능력들의 총체라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가 소개하는 르네상스의 저작들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인간의 다양한 의식 세계와
감정을 통해 독자는 인간이 사밀한 의식적 경험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자 이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 할 수 있다.
타인과 자기 자신, 자연과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은 상호주관적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기계나 로봇에 의해 대체되거나 압도 될 수 없다. 저서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은 미술이
인공지능과 구별되는 특성으로서의 인간 감정을 표현하며 개체의 안녕과 생존에 관련된 정보들을 표상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의 본질을 반영한 미술을 통해 관찰자가 바람직한 인지적 태도와 행위를 구성하며 사회적 상호 작용
과정에 참여 할 수 있다는 가치를 제안한다. 인간의 감정이 한정된 자원을 통해 예측 불가능하고 복잡하며 불확실성이 높은 물리적 세계 그리고 사회 내에서 살아가야 할 지적 존재에게 필수적인 요소라면, 미술은 이를 표상하고 공동체에 공유하는 가치 체계로서 역할 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을 통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으로 둘러싸인 삶 속에서 인간만이 지닌 본질을 발견함으로써 가치 있는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