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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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이민진 지음, 이옥용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이 책의 서평단에 지원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아마 내가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로 유학이나 교환학생을 가고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인 1.5세대인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소설이고, 그래서인지 현실감이 잘 살아있다. 때문에 두 권을 합쳐 총 1000페이지 정도에 이르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는동안 그다지 지루하거나 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이 책의 소제목들에는 세 명의 인물- 케이티 한, 엘라 심, 리아 조-의 이름을 딴 또다른 제목들이 붙어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읽는 것이 오히려 더 읽기에 편한 것 같다. 이 세 명의 인물들은 같은 장소를 공유하고, 혹은 함께 살기도 하며, 특정한 관계를 가지고 얽히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때문에 누가 그 중심에 서 있는가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에 몸을 맡기고 그 흐름을 즐기라. 물론 이야기 속에는 작가의 체험이 녹아있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 요소들이 실제로 미국에 있는 한국인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모든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이 이 한권의 책에 녹아있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를 단편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내용 측면보다도, 신경이 쓰였던 것은 종종 보이는 오탈자나 어색한 번역투의 문장이었다. 하지만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이것은 한국인 1.5세대가 쓴 작품이고,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한국말을 굉장히 유창하게 하지는 못하거나 한국을 떠나온지 오래된 사람들이다. 때문에 만약 작가가 한국어로 소설을 집필했다면, 군데군데 그런 문장들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는게 사실 어디에서나 비슷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소설이지만, 그 소재가 한국에서는 많이 찾아볼 수 없는 것이기에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특히, 미국 이민자들의 생활이 궁금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바에는 미치지 못했기에 그냥 보통의 평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