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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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아모르 마네트

 

조선 세종은 신미대사와 함께

은밀하게 새로운 문자를 만들고 있었다.

주자간의 여식 은수가 만든 글자체로

곧 완성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

명나라 사신 세력을 등에 업은 반대파에 의해 은신처가 습격당한다.

위험한 문자제작에 가담한 죄로

명나라 사신단에 끌려가게 되면서

은수의 머나먼 타향살이가 시작된다.

명나라에서 다시금 쫓기던 은수가

우연히 로마신부에게 구조되어 함께 바티칸으로 떠난다.

사형장에서 사형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을 하던 은수는

문서조작비리를 발견하며 교황청의 눈에 띄게 된다.

그곳에서 은수는 교황에게 금속활자 시연을 펼치고

필사의 도시 마인츠로 보내지게 된다.

한동안 필사업을 지켜보던 은수는

이곳 또한 글자를 독점하려는 권력에 거역할 수 없음을 느끼고

다시 금속활자를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대주교는 그녀를 마녀사냥하기로 한다.

결국 동양이나 서양이나

위정자들은 천한 아랫것들에게 글자를 내어주기 싫었던 것은

다 같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바로 죽이지 않고 명분이라도 세우기 위해

고문의 시간을 갖는 동안 그녀의 제자가 사촌 발트포겔에게,

사촌이 위대한 성직자에게 도움을 청해 구사일생으로 풀려난다.

쿠자노스 대사는 그녀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고

안전한 수녀원에 맡기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쿠자노스가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런 그에게 은수는 그들의 사랑을 희생으로

금속활자로 책을 보급해 줄 것을 부탁한다.

쿠자노스의 약속을 받고 쿠텐베르크에게

기술을 전수한 은수는 침잠으로 들어간다.

생명의 은인인 남자에게 고백을 받고

목숨이 간당간당하는 부탁을 하면서

살아서는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기약 없는 은둔에 들어간다니

이 어찌나 잔인한 여인인지...

영민한 머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그녀지만

조선에서 발명한 기술을 조선땅도 아닌 이역만리에서 왜이리 열심인가

속 좁은 범인의 아량으로 이해하긴 의아했으나

사형 직전에 살아 돌아와 은수가 아버지에게 올리는 말로 이해하려 한다.

이제 알겠어요, 아버지. 매일매일 죽음의 공포와 가난 속에서 숨죽이며 겨우 연명하는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그들에게 힘을 주시려는 거잖아요. 저도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 길을 가겠어요. 어디서든 씨를 퍼트리면 시간이 흐르고 흐른 어느 날엔가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혜택을 누리게 될 거예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도 마음대로 책을 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할 거예요. 아버지, 지하에서 지켜보고 계셔요.”

모두 위아더월드정신인었던 게지...

 

거기다 실천은 사랑의 힘?

Tempus Fugit, Amor Mnet(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금속활자가 남았네요...ㅎㅎㅎ

-

김 기자의 길고 긴 상상의 나래가 끝나고

전편의 영국 귀인의 도움으로

노교수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비밀회합의 입으로 듣는

독일과 중국의 비밀프로젝트 계획.

구텐베르크라는 이름에 집착한 결과라는 씁쓸함을 남지만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또한 위아더월드 아니겠는가.

그래도 언젠가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직지박물관이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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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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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아모르 마네트

 

제목의 직지直指라는 두 글자를 보는 순간

머릿속에 자동으로 직지심경이 떠올랐다.

세계최초금속활자의 시험답안으로 무조건 외운 그 이름.

새삼 주입식 교육의 효과를 깨달았다나 뭐라나_-

하지만 그것은 옛 교과서의 잘못된 이름으로

직지의 본명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다.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원제가 너무 길어 줄인다는 것이

본래 의도와 너무 달라 다시 자기 이름 찾기 운동을 시작한 직지.

그러나 아무리 줄여도 뜻을 그 포함하려면

직지심체요절 이상 덜어내는 것은 불가하지만

절반이상 줄인 게 어디냐며,

그것도 길면 직지라 부르면 되지ㅎㅎㅎ

-

서울의 한 자택에서 은퇴한 노교수가 처참한 시체로 발견된다.

귀가 잘리고 몸을 관통한 상처, 특히 목에는 피를 빨린 듯 한 이빨자국은

현대를 살아가는 살인자의 흔적이 아니다.

살인사건을 취재하러 현장에 간 김 기자는

시체의 형상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고

수사가 답보상태인 경찰을 뒤로하고

미결로 남을지도 모를 사건의 진실을 쫓기 시작한다.

교수의 마지막 행적을 쫓아 간 곳은

직지를 연구하는 김 교수의 대학이었다.

직지가 구텐베르크에게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를 정황으로 추정할 수 있는

중세 교황의 편지가 발견됨에 따라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의 위상에 대적하기 위한

국내 학계의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학회는 라틴어 교수였던 노교수에게

편지의 해석을 맡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노교수의 해석은 학회의 기대에 반하는 내용이었으며

학회의 동의 없이 발표까지 해버린다.

김 기자는 그를 유력한 살인자로 보는 가운데

김 교수가 노교수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숨지지도 않고

불같은 성격까지 드러내는 면모를 보며

진짜 결백해서 그러는 건지 쇼를 하는 건지 고심하게 되지만

노교수 살해방법의 실마리에 다가가면서

국내 학회연구진들을 용의범위에서 제외하게 된다.

김 기자는 노교수의 방에서

그가 프랑스행을 계획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목적지와 이름, 단서 몇 개만 들고 무작정

그의 일정을 대신 소화해보기로 한다.

노교수가 만나기로 했던 프랑스 대학 교수와의 미심쩍은 만남,

성인지 이름인지도 모를 이름 하나로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

수도원의 전설 따라 삼천리 등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 중

뱅기 타고 날아 온 영국의 귀인을 만나면서

김 기자의 추적은 전환점을 맞는다.

프랑스에서 죽음의 그림자 근처까지 갔다 돌아온 김 기자는

한국에서의 노교수의 행적을 쫓기 위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직지와 관련 된 무엇이 그들에게 있어

노교수가 살해당해야 하는 이유가 되었는지

궁금증을 남기고 끝나버렸다ㅇㅂㅇ

-

독일은 직지의 씨앗을 인정하고 한국의 독일의 열매를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과 독일 양국 간의 심포지엄에서 한 김 기자의 말처럼

인정할 건 인정하고 모두들 좋아라하는 과학에 의지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의 경중 또한 제각각이니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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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받으라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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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교주의 처형을 위해 망나니가 관아로 불려간다.

교주는 자신을 이단으로 몰고 처형을 내린

고을사또의 자자손손에게 끔찍한 저주를 내리고

그에 대한 증거로 망나니에게 본보기를 보이겠노라 말한다.

그의 목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에선 피비가 내린다.

 

사람도 자주 찾지 않는 한적한 시골마을.

도시에서 소명을 받고 내려온 젊은 목사가

개척교회를 세우고 단기간에 성과를 이룰 만큼 열심이다.

반면 어린 나이지만 윗사람들로부터 받는 경애와

마을의 여학생들에게 받는 인기에 우쭐할 만큼

미숙한 젊은이의 경박함도 있다.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친절한 김목사지만

그도 피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사라진 동네무당의 남겨진 딸 묘화.

얼굴 전체가 얽고 머리가 조금 모자른 아이는

왠일인지 자꾸 교회에 오려고 한다.

만인이 평등하다는 교리에 따르면

목사로써 그 소녀를 찾아나서 감싸주어야 마땅하지만

그에겐 차마 그럴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그가 망설이고 있는 사이

묘화가 기적을 행한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앉은뱅이가 일어나고 강가의 물고기를 잡아 모두와 나누어 먹는

예수의 기적을 보고 있는 듯 했다.

자연스레 교인들의 민심이 흔들리고

교회는 불온한 기운에 휩싸인다.

김목사는 더 이상 묘화를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작은 마을에 백년에 걸쳐 전해 내려온 무서운 이야기는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뜰 때 이루어질지어니...

 

.

.

.

이것도 저것도 미심쩍지만

금새 눈을 돌려버리는 김목사의

눈치는 빠르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주의가

이야기를 어찌나 재밌게 만들어 주시는지ㅋㅋㅋ

마을에 있으되 마을에 속하지 않은 이들의 움직임과

사건의 주인공이 사건의 중심에서 배제된 가운데

흘러가는 이야기들이 주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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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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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저격 공간브랜딩의 모든 것

 

언제부터인가 뭐든지 큰 게 성공하는 시대가 되었다.

골목어귀마다 있던 구멍가게가 사라지고

프렌차이즈 커피숍과 식당은 물론이고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편의점조차 대형화가 대세다.

동네문방구, 동네서점이 사라지면서

동네사랑방 역할을 하며

남도 친척이 되는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어느덧 사어死語가 된지 오래.

 

작은 땅덩어리 민족이 왜 대형마케팅에 빠져들었는가.

그것은 익명에 의한 익숙함이 아닌가 싶다.

어느 지역을 가든 그곳이 처음 가는 매장일지라도

동일 프렌차이즈에 가면

주문부터 서비스까지 어리바리하지 않아도 된다.

익숙한 매장인테리어에 다소 안심할 수도 있다.

큰 매장에 가면 다소 헤매더라도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에

아무렴 어때하는 느긋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어찌나 간사한지...

남들 다 하는 거 다해보고 싶으면서도

나만 알고 있는 공간을 원한다.

익명성에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나만은 특별대우받길 원한다.

작은 땅덩어리를 휩쓴 대형공격 속에서

슬금슬금 작은 가게들이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책 읽는 사람들에게 자주 전해지는 재난뉴스로

대형서점의 횡포와 동네서점의 실종소식이 있다.

자본을 앞세운 대형마케팅에 동네서점이

멸종되는 건 아닌지 우려했으나

이런 시대이기에 나타날 수 있는

유니크한 작은 동네서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점이라는 공간은 그저 책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는

의식이 투영된 공간이 탄생하고 있다.

책을 파는 사람의 생각이 눈에 보이고

그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동네서점이야말로 취향과 취향을 나누는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스토어의 종류와 그에 맞는 공간구성법,

식당, 커피숍, 서점 등 다양한 업종의 매장에

녹아든 그들만의 취향투영법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 중에 내가 동네서점에 꽂힌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 이런 거 저런 거를 해보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좀 더 구체화되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언제나 내 취향을 팔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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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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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제목을 보자마자 드는 생각은

다들 비슷하지 않나싶다.

과연 어른이 되는 것은 언제부터일까.

하릴없이 나이만 드신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저런 경험치를 만렙을 찍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특히 심적으로 고난의 시기와 왔을 때

남들이 부르는 어른이라는 타이틀은 전혀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있다.

살다보니 나이를 먹을수록 괜찮지 않을 때가 너무 많다.

오히려 그 통념상의 잣대에 갇혀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건 아닌가 싶다.

나이값 못한다 비난받을까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 못하고 끙끙 앓다보면

나중에는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지쳐 나가떨어지는 그들만의 악순환...

 

공황장애, 번아웃증후군, 화병 등

요즘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부르는 병명이

참으로 친숙한 시대다.

하지만 결국 모든 병명이 통하는 길은 우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면의 힘든 감정을 풀지 못하면

우울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

갑자기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옴싹달싹 할 수 없게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기도 하고

머릿속이 다 타다 남은 하얀 재처럼 날릴 수도 있다.

나같이 스트레스에 약한 사람은

곧잘 누군가에게 후드려 맞은 듯 몸이 아프기까지 하는 것이다.

슬픔과 분노, 우울은 자연스런 감정이지만

훌훌 털어버리는 스킬이 미숙한 사람은

그 감정의 골이 깊어져 버린다.

 

우울한 사람의 생각은 어둠의 물길을 따라 흐른다

 

두 저자는 우울한 골짜기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을 상담하고 진단해왔다.

너도 할 수 있고 나도 할 수 있는 공감없는 뻔한 위로보다

그저 말없이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소중한 사람이 곁에 있어주는 것,

결국 치료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것이 제일 구비하기 힘든 치료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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