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하나. 수 많은 작가들을 만나고, 쌓여있는 원고에 요상한 기호를 그려대며.
수 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는 가련한 그런 모습.
시중에 출간되는 수많은 책의 제목은 알다 하더라도, 정작 작가가 누구였더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집자란 타이틀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오죽하랴. 그저 뒷방신세이다.
그러나 저자 정상우는 편집자는 그렇게 뒷방신세이지만 작가와 독자를 제대로 연결해주는 매개체라고 소개해 주고 있다.
작가의 뜻을 백퍼센트 이해하지 않으면 작가가 애써 써놓은 글을 망치기도 하고, 혹은 의외의 결과물이 나와 작가의 기량을
뛰어넘게 만들어주는 마술쟁이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은연중에 내뱉으며, 초자 편집자들을 위해 자신의 편집 도구를 일일이 나열, 편집자란 직업이 즐겁지만 어렵다는 것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편집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필자에게도 '오호라~' 하는 호기심을 자극했던 부분이 있는데,<어느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방법을 나열한 곳이었다.
스토리텔링이 어째서 편집자에게도 중요한가. 그것은 작가의 일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편집자 역시 글의 흐름을 읽어내지 못한다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국어를 아무리 잘하고, 맞춤법에 뛰어난 편집자라 할지라도 말짱 도루묵인 셈이다. -필자 역시 이런저런 글을 쓰는 입장인지라 어쩌면 더 몰입되었을 수도 있겠다.-본문에서는 작가는 글을 쓰는 도중이라도 초심을 잃기 마련이고, 첫 질문에 대한 답은 버려둔 채 흐름을 쫓아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 역시 아주 많이 공감되었다.
글은 영감에서 비롯되는 경향이 많아, 첫 질문을 따라 잘 걷다가도 문득 이 길로 가보면 더 재밌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 방향을 틀기도 하기 때문이다.
편집자는 그러한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중간 다리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작가와 편집자는 한 호흡으로 책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어쩔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편집자의 길을 막 걷기 시작한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교과서.
글을 쓰는 작가들에겐 직접 초고에서 편집까지 해볼 수 있게 만드는 교양서.
그리고 일반 독자들에겐 자신들이 읽는 책들이 이렇게 만들어졌음을 깨닫게 되는 흥미 유발서!?
라고 난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