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의 역사 - 상속제도는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존의 역사책들은 역사를 정치나 종교, 권력 같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많은 미시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단순히 기존의 역사에 대한 보충으로서의 '상속의 역사'를 기술하는 책이 아니라, 종교나 정치권력이 아닌 상속제도의 문제가 인류 문명의 흥망에 관여해 왔음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증명하는 책입니다.


나라마다 다른 상속 제도에 담긴 정신과 가치를 접하다 보면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고 보다 디테일하게 들여다봄으로써 역사를 또다른 영역으로 이끌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게 됩니다. 전쟁과 같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비롯하여 대부모 제도, 입양 제도, 근친혼이나 일부다처제와 같은 결혼제도까지 많은 것들이 재산 상속을 전략적으로 하기 위해 나타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인류 역사에 상속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인권 보호 제도가 부족하던 시대에 나타난 다양한 풍습이나 폐단을 현대인의 시각에서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역사를 만드는 한편 역사가 사람을 만들어 내는 흥미로운 지점을 포착하여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발굴해 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상속 제도에 담긴 역사와 문화, 무엇보다 그와 밀접하게 얽힌 인류의 생존 전략까지 살펴보고, 시대와 사건, 인물 사이에 놓여 있는 어떤 필연성을 추적해 들어가며 사건과 인물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줄 뿐만 아니라 종합선물세트 같은 즐거움과 재미를 더해 주는 보기 드문 역사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