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같은 제목을 가진 책인데, 알고보니 성장소설이었다.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달라`는 말은 시덥잖은 연애로 끝나는 것이 두려워 선뜻 나서지 못하던 화자가 아니라,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던 다른 이에게서 나온 소리인데, 독자에게나 화자에게나 같은 깨달음을 준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닮아 있어서 서로에게 건네는 말이 결국 자신에게 건네는 말과 같았다. 시종일관 잔잔한 톤으로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흐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