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록의 요리 노트
최강록 지음 / 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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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전문가랍시고 날선 말들을 하는 것에 괜한 정신 공격을 받는 편이라서 말이다. 요리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내가 하는 요리가 워낙 맛이 없는데다가 맛난 것을 먹는 데에도 흥미가 없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셰코2의 최강록편 짤이 돌기 전에는 이 프로그램 자체에도, 최강록이라는 요리사(셰프라고 불리는 것이 낯설다고 책에 적혀 있어 고민하다가 요리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적어봤다)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나는 사실 마셰코2가 다 끝날 무렵, 결승전 직전쯤 이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캐릭터가 독특하기도 했지만 (만화를 보고 요리를 배웠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했었다), 끌리게 된 이유는 진지함, 정성과 같은 모습들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안 지지하겠냐만은 특유의 노력에서 나온 나름의 내공이나 경험에서 나오는 요리 결과들이 계속 소개되었기 때문에 더욱 저자에게 많이 끌렸다고 생각한다.

이후 한 때 셰프 붐이 불고 예능에서 여러 요리사들이 인기를 끌 무렵, 그분들의 레스토랑도 가 보기도 하면서 최강록 요리사의 음식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 생각했었지만 그러다 그만 잊고 지내다 우연히 저자가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래서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책을 받자마자 머리 위로 ??이 떴던 이유는 이전의 요리책들과는 포멧이 상당히 달랐기 때문이다. 일단, 책에 사진이나 그림, 즉 요리 과정샷이 없다. 그냥 글이다. 그리고 요리도 소개되어 있기는 하지만 요리도 어떠한 요리를 만드는 법이라기 보단, 각각의 재료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의 느낌이다. 그렇다고 딱딱하냐? 그렇지도 않다. 굉장히 진지하면서도 자신의 연구를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아니 사실 우리에게 소개하려는 느낌도 있지만, 내 느낌엔 요리를 연구하는 본인의 기록이 소개된 느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괜히 요리 노트라고 제목을 지은 것이 아니었다. 가장 적합하달까.

예를 들어 첫 챕터는 '밥'인데,흰 간지에는 자신의 경험이, 노란 간지에는 냄비밥을 짓는 요령이 소개되어 있다. 일본에서 요리 공부를 할 때 익혀둔 솥밥의 추억과 함께 밥이라는 한국인의 식단의 가장 기본이 될 그 소재가 얼마나 요리에서 중요한지 느끼게 해주는 제일 첫 챕터의 배치, 그리고 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말들, 그리고 나는 아직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냄비밥을 짓는 노하우까지 말이다. 

 

이후에도 내용은 계속해서 비슷한 흐름이다. 요리에 필요한 주요 식재료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각각이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고기라면 각각의 종류마다 얼마나 조리시간을 가져야 하는지, 돼지고기는 이렇고, 스테이크는 이렇고, 특히 닭고기는 부위별로 이렇게 조리해야한다는 것과 재료의 손질 및 보관법과 같은 기본을, 경험으로 체득한 노하우를 꾹꾹 담아 눌러 쓴 느낌이다. 그리고 난 후 자신의 레시피인 닭다리살 맑은 조림이라던가, 닭날갯살 매운 조림 등을 소개하는 식이다.

저자가 맛을 쉽게 발견하는 방법을 4가지로 소개한다. 대단해보이지만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이고, 반대로 얘기하면 그 기본적인 것의 중요성을 대단하게 소개하는 느낌이다. 뭐랄까, 내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을 (그래서 요리가 맛이 없음을 뜨끔하고 느끼게 해주도록) 짚어주는 느낌이랄까. 소금간을 잘 하는 방법이나, 제철을 알아두기, 귀찮음 감수하기, 도구 활용하기와 같은 기본기 마스터와, 공력, 그럼에도 힘을 덜 수 있는 부분은 덜어버리자는 여러 요소들이 잘 소개되어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프로그램에서 인상깊게 봤던 저자의 면모가 책에서도 묻어나오는 것 같아 팬심으로 읽기에도 참 좋았다. 뭐랄까, 동경 덕분에 요리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 느낌같다. 요리의 기본기를 좀 더 다져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특히 한 번 더 읽어보면 좋을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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