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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나를 쫙 펴주는 루틴 100가지
구도 다카후미 지음, 서수지 옮김 / 미래문화사 / 2022년 3월
평점 :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지만, 매일의 변화와 계속되는 실패, 좌절에 우울해질 때가 많다. 이건 내가 내 안의 마음의 문제로 벌어진다기보다 사람들과 부딪히며 생기는 외생 변수가 많다보니 내가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지난 3년간은 코로나 상황이 그러했고, 직업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다보며 생기는 작은 울림 또한 그러할 것이며,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부상이나 변화들이 때로는 내게 감당되지 않아 마음을 지치고 힘들게 한다. 그러한 감정에 너무 휩싸이다 보면 내 삶 자체가 무기력해지고 우울감이 오는데, 그러한 루틴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나로선 꽤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나를 변화시키는 루틴을 새로이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새로운 생각의 전환기가 생기게 되어 참 반가웠다. 책의 저자는 일본에서 의사 일을 하는 분인데 버라이어티 예능 등에 출연하시는 분이라는 소개를 보니 그래도 일본에서는 인지도가 높으신 분일까 추측을 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번역서도 이 책 말고 두 권정도 더 있었는데, 또 다른 한권 역시 만성피로와 관련된 주제로 풀어가는 걸 보니 이 책과 결이 비슷할 것 같다.
의사선생님 답게 책 앞 부분에서는 책에서 많이 다루는 의학 용어인 자율신경(교감,부교감신경), 면역,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코르티솔의 용어 풀이부터 소개하며 나의 마음이 호르몬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변화하는 루틴을 각 항목별로 제시하고 있다. 재밌는 것은 호르몬들에게 별명을 붙여준 부분인데 (아마 본인이 붙인 것보단, 널리 쓰이고 있는데 내가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 의욕 호르몬 도파민, 치유 호르몬 옥시토신,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처럼 표현하고 있어서 낯설고 어려운 용어보단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노력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방법만 익히려면 목차만 잘 읽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본문의 이미지들이 상당히 힐링스럽기도 하고, 또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면 될지의 방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책 내용 자체를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책에서는 크게 7가지 상황에서 루틴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매일매일이 힘들 때, 이상하게 컨디션이 별로일 때, 나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뭘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을 때, 나도 모르게 자꾸만 기분이 가라라앉을 때, 사는 것이 불안할 때, 자꾸만 짜증이 나고 초조할 때. 상황들을 읽으며 무엇 하나 달갑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 사람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나는 나와 내 반려자와 함께 읽었는데, 나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변화하는 코로나 상황으로 업무와 상황이 계속 변하는 것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늘 불안해하는 상황이었고, 또 내 반려자는 자존감에 금이 간 이후로 자꾸만 화가 나거나 만사 무기력함을 나타낼 때가 있어서 서로의 상황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읽어주며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게는 불안을 객관적으로 보고 받아들인다는 조언이 꽤나 큰 도움이 되었는데, 자꾸만 머리속에서 그 고민을 부풀리고 미리 걱정하다가 그 이후에 아무 일이 없는 상황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또 또 하나의 나로서 난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되뇌이며 상황을 거리두기하여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순간 순간의 고민점이 생길 때 큰 도움이 되었다. 꼭 이런 심리적인 요법만 책에 소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상황에서 특정 호르몬이 나오도록 ~~한 음식을 먹어야한다던가, 이러한 색깔을 접하여 기분을 전환해야한다던가 하는 처방적 팁들도 함께 들어 있는 것이 꽤나 도움이 되었다.


더불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일러스트가 정말 예쁘다는 것에 있다. 책의 겉표지만 봤을 때에는 남녀노소가 두루 즐길 책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확실히 매 처방전 옆에 있는 각각의 일러스트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소녀소녀해서 여성이 좀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정보만 제공하는 책이라기보다 마음을 다독여주고 또 기분을 좋게 해주는 예쁜 일러스트까지 함께인 책이다보니 주변에 최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책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