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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TOP 30 : 명화 편
이윤정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평점 :
작년 봄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소식이라고 한다면 바로 삼성가가 컬렉션을 기증한 내용이 아닐까 한다. 상속세를 위해서라지만 너무나도 어마무시한 작품들이 쏟아져나온 상황이라 신문으로 그 소식을 접했을 때에도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황홀경을 느끼기 위해 현대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전시를 보러 티켓팅 전쟁을 하고 있다. 소장 컬렉션의 수도 수지만, 너무나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아 나또한 전시를 볼 날만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이런 어마무시한 전시를 잘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아쉽게도 나의 미술 식견은 그다지 뛰어나진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던 차에, 국내외 우수 작품에 대해 큐레이팅을 해 주는 멋진 책이 나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서정아트센터에서 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이윤정씨가 국내 22작품과 해외 8개의 작품을 작가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내용을 살펴보고 가는 것이, 그냥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작품을 바라보는 안목을 높여줄 것 같아 좋았다. 라인업이 참 어마어마한 것이 서양화가의 경우 폴 고갱부터 르누아르, 모네, 피사로, 피카소, 샤갈, 달리, 호안 미로처럼 엄청난 화가들의 작품을 그것도 수준높은 라인업으로 보유하고 있었고, 국내에도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유영국, 이응노, 장욱진, 김기창, 박래현처럼 익히 알려진 수준높은 화가들의 라인업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중섭의 작품을 좋아해서 기획전시도 가고, 제주도의 이중섭미술관도 갔었어서 아무래도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책에는 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이중섭 작품 4가지와 함께 이중섭의 삶의 족적, 화풍, 다른 작품들과의 보충설명을 더하여 짚어가고 있다. 50년만에 세상에 드러난 이중섭의 신 소가 역경을 극복하는 모습이나, 강렬한 색채가 인상적인 황소도 매력적이나 내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제주의 모습을 그린 섶섬이 보이는 풍경이 눈길이 간다. 유채풍경화를 보다보니 척박했던 삶에서도 세상의 평온을 바라보는 이중섭 화가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물론 이런 내용들도 책을 통해 배경지식을 몰랐다면 미처 떠올리지 못할 감상평이 아니었을까도 싶다.

삶의 궤적 속에서 알 수 있는 참고적인 그림, 일기, 시처럼 다양한 단면들을 녹여서 보여주기 때문에 아마 실제 작품을 볼 때 더욱 감동이 오지 않을까 추측하게 된다. 전시에 갈 계획이 있거나 이건희 컬렉션에 관심이 많다면 작품을 함께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