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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만난 권정생 -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만드는 행복한 책 읽기 수업
도토리교사독서교육연구회 지음 / 정인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어릴 적 내가 우리반 아이들만한 나이었을 때 어머니가 권정생선생님의 하느님의 눈물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오셨다. 동생과 나는 그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부모님꼐 계속 읽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 하나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있어요 책은 내가 그 종교를 믿지 않음에도 마음의 울림을 많이 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같은 시기에 읽었던 강아지똥은 물론, 조금 더 자란 후 읽은 몽실언니의 울림은 내 어릴 적 많은 영향을 내게 미쳤던 책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과도 이 마음을 공유하고 싶어 온책읽기로 몽실언니를 읽기도 하고, 강아지똥을 읽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그래도 내가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겠단느 생각에 어릴 적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 일부는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과, 읽는 것 자체에서 오는 울림도 좋지만, 조금 더 그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수업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자 그러한 목마름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근거림이 있었다.
책의 앞 부분에는 권정생선생님의 삶이 그려져있다. 그러고보니 난 그분의 책을 통해 그분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되었지만 그분의 삶의 궤적은 알지 못했었는데 책을 읽으며 왜 몽실언니가 나오게 되었는지, 왜 하느님의 눈물과 같은 책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아픔을 아름답게 어루만지는 그 순수함과 다정함에 눈물이 날 것 같다. 교사들 사이에서 꽤 알려진 이오덕 선생님의 이름이 나와 반갑기도 했다. 사실 왜 그렇게 선생님들께서 좋아하시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무지함이 있었는데, 이제 내게는 권정생선생님과의 인연만으로도 감사한 분이 되어 버렸다.
그 이후에는 권정생선생님의 책을 온책읽기 한 여러 수업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학년별로 제시되어 있기도 하고, 각각의 책을 독서전중후 활동으로 나누어 소개하기도 한다. 때로는 책을 읽으며 이야기나누는 장면을 소개하기도 하고, 때로는 책을 활용한 미술, 실과, 도덕수업과 같은 교과연게활동을 진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책 속 주인공들에게 이야기를 거는 활동들이 들어있기도 했다. 사실 이런 포멧은 교사들에게는 꽤나 익숙한 포멧이다. 내가 현장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밖에서 본 것 이상으로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고뇌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렇기에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잘 공유되는 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재료를 알고 있어 어떻게 요리해야할지 고민되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한데, 이 책은 여러 수업방법을 권정생선생님의 책을 오롯이 느끼기 위해 어떻게 요리했는지를 소개하기 때문에 너무 낯설지도, 또 너무 당연하다 느껴지지도 않은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길로길로 가다가 수업을 설계한 장면을 보았을 땐 내 교실 속 장면과 겹쳐보이기도 상상되기도 했다. 직접 해보았기 때문에 1~2학년 아이들의 수준에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피상적인 이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고민하는 후배교사에게 자신의 수업 팁을 방출하는 든든한 선배교사의 느낌을 받기도 했다.
교사로서의 즐거움 중 하나는 내가 느낀 감동을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장이 열린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새로운 학년도에 만날 친구들과 이런 수업을 나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