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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돈 공부 - 내 아이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체험식 경제·금융 홈스쿨링
경제금융교육연구회 외 지음 / 오리진하우스 / 2021년 9월
평점 :
아이들이 최초로 자신의 수입을 창출하는 시점은 언제쯤일까?
물론 새뱃돈이 가장 우선일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꾸준히 일정 수입을 획득하기 시작하는 것은 바로 '용돈'을 받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용돈을 받아 아이들이 스스로의 돈 운용을 시작한다고 모두 경제적인 인사이트를 기를 수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금융문맹률이 세계적이라는 무시무시한 뉴스들은 이곳저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나 역시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과연 내가 금융에 관해 무엇을 알았지? 싶을 정도로 처음 예적금의 개념 조차 희박했던 것 같다. 성인이 되고 내 돈을 벌 때 부모님이 일정 금액을 저축으로 넣으라는 조언을 해주셨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돈을 모으는 노력을 해볼 수는 있었지만, 막상 그 이후에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막막하기 짝이 없어 재테크 서적을 뒤졌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저런 무시무시한 표현이 마냥 틀린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미국이라는 금융선진국에서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주식 투자를 한다는데 (물론, 그 말도 나중에 찬찬히 공부해보니 직접투자자는 많지 않고, 주로 연금을 주식으로 자동적으로 굴리는 정도라지만, 우리는 연금조차 예적금에 넣어두는 상황이다보니 많이 뒤쳐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막막하기만 할까 싶기도 하다.
우리 아이에게는 정말 효과적으로 금융교육을 시키고 싶은데, 막상 하려니 나 역시 잘 몰라 막막한 그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부록으로 워크북이 별권화되어 첨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학습지 모음 같은데, 책 자체의 타겟 독자는 아이들을 가진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공부하는 컨셉보다는, 부모가 아이들과 돈 공부의 방향을 잡고 실천적으로 가정에서 실천해보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막상 하려면... 정리할 학습지 같은 것도 없고 그냥 말로 하면 넹넹 하면서 모두 잊어버릴 것 같은.. 그런 막막함을 덜어주고자 아이들이 각각의 활동을 정리할 수 있는 학습지 교재를 따로 별첨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책의 설명에서도 문답식으로 부모와 학생이 주고받는 대화의 예시를 넣어주거나, 부모도 잘 알기 어려운 경제적인 지식에 대한 설명을 따로 글상자에 정리해둔 점, 학습지들의 활용방법을 알려주는 등 짜임새있게 책을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집에서 '실천 가능한' 활동들이라는 것이다. 이론만 듣고 아하! 에서 끝나면 지식에 불과하겠지만, 경험에서 체험하며 알게된 것들은 삶의 '지혜'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돈을 그냥 주기보다 가정 화폐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노동을 통하여 수입과 지출을 일으켜보게 하는 것, 또 은행 체험을 위하여 저축을 장려하는 시스템 개발, 신용 관리의 중요성을 알기 위하여 우리 집 신용평가 기준을 정하거나, 주식, 부동산, 창업 등 투자 교육을 가정에서 하는 방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 점도 인상깊었다. 무엇보다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닌, 윤리적 소비가 생활화되도록 기부를 자연스럽게 익히는 방법까지 소개되어 있어 더욱 재미있었다. 가정에서 실천적인 금융 교육을 해보고 싶다면 일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