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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주권자를 위한 투표의 지혜 - 첫 선거 설렘이 민주주의 성숙으로 ㅣ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6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3월
평점 :
책 제목이 새내기 주권자를 위한 투표의 지혜인것을 보고, 또 책의 디자인이 순수해보이는 사람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시국에 선거를 할 수 있겠냐 싶을 정도긴 하지만 어쨌든 3주 정도 후면 선거는 진행될 것이고, 올해의 선거는 특히 선거권 연령이 낮아져 고3 친구들이 해당될 만 18세인 친구들에게도 선거권이 내려왔다는 것이 특히 고무적인데, 그런 친구들이 읽을만한 내용이 아닐까 하여 책을 펼치게 되었다. 표지는 사실 조금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 아닌가 싶었지만, 생각보다 내용은 진지하고 소상했다.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근현대적인 정치체계가 형성된 세계적 배경과 우리나라 정치사의 발달,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부분이다. 피로 얼룩진 우리나라 정치사 만큼이나 세계적 정치사 역시 기득권과 기득권이 아닌 자 간의 관습 타파를 위한 혈투를 소개하고 있다. 사회학에서 세계를 기능론과 갈등론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갈등론의 입장에서 기존 기득권이 잡고 있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반복된 역사로 바라보는 느낌이 있었다. 아이들과 현재 선행학습과 무한경쟁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때, 나 역시 그러한 삶 속에서 너무나 힘겨웠음을 떠올리곤 한다. 나의 학창시절 때에는 왜 어른들은 이런 체제를 바꿔주지 않는 걸까. 이 체제가 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모두가 행복하지 않음을 아는데라고 고민을 했었다면, 요즘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것을 결정하는 권한이 그 일을 겪지 않는 아이들에게 없기 때문임을 느끼곤 한다. 그러한 나의 관점이 아이들에게 정치적으로 영향을 줄까 쉬이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는 하나, 어쩌면 남이 내 문제를 해결해주리라 기대했던 어린 시절의 나는 굉장히 안일한 부분이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또한 막상 어른이 되었으나 그러한 문제 의식을 해결하는 길이 너무도 요원해보이는 것이 슬프기도 한다. 어쩌면 적극적인 표현을 통하여 나의 권리를 주장했어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왕권과 군부로 표현이 되는 독재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국민들의 힘겨루기와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정치적 뿐 만 아니라 직장, 가정,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너무 익숙하여 내가 느끼지 못하는 기본 가치가 최근들어 깨져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상사가 직장에 있으면 퇴근하기 어려운 분위기, 때로는 복장까지도 검열했어야했던 환경(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이라는 굴레를 씌워놓고 누군가에게 책임과 권력을 몰아주었던 가족분위기 등 어쩌면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가 조금은 비대칭적으로 굳어져있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조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마 머나먼 원시시대를 떠올려보면 누군가는 힘이 세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지키는 일을 해야 했고, 누군가는 손이 야무져서 집안일을 했어야했을 것이다. 그러한 순간 순간 나름의 융통성 있었던 역할 분담이 하나의 틀이 되고 굳어져서 관습이 되었을 것이고, 그것이 모두를 이롭게 할 때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다가 비대칭적으로 권력의 방향이 틀어지게 되면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움직임들이 거세게 일어나는 건 아닐까도 싶다. 그게 어쩌면 정반합의 반복된 현상일 수도 있다.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것이 전체를 위함이 아님을 알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다면 평탄화를 시키기 위한 노력이 들어가는 게 당연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방향에 시위도, 봉기도, 그리고 선거도 있는 것 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선거라는 것은 자기 의사표현을 위한 가장 세련된 방식 중 하나가 아닐까.
모두가 이로운 방향에 맞닿아 있는 세상, 내가 원하는 세상을 내 손으로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분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 투표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그것이 최종이라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사실 돌이켜보면 자신의 의견을 사회에 표현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 부분을 나 스스로 너무 간과했던 건 아닌가, 그리고 표현할수록 사회의 방향과 흐름이 생기진 않을까, 또 때로 표현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의 권리와 의무는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