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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맹정음 할아버지 박두성 - 2021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어린이인권도서 목록 추천, 2020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도서관 어린이인권도서 목록 추천, 2019 아침독서신문 선정 ㅣ 바람그림책 71
최지혜 지음, 엄정원 그림 / 천개의바람 / 2018년 11월
평점 :
아주 어렸을 적, 아마도 무슨 성공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였으리라 추측되는 내용을 본 기억이 흐릿하지만 있다. 왠지 화면도 갈색으로 세피아처리된 것 마냥 기억에 남아있던 그 이야기는 바로, 한 시각장애인이 대입시험을 보기 위하여 정부에 요청하여 점자 시험지를 받아 홀로 시험을 쳤다는, 그래서 장애인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선사한 어떤 언니??의 이야기었다.
난 그 무렵 초등학생 저학년이나 유치원 쯤 된 나이었던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그 역경 극복 스토리에 푹 빠져들었고, 어린 나이부터 사회의 부조리함에 분개했던 것만 같은 어렴풋한 기억이 나곤 한다. 그래서 그 이후에 책을 음성으로 만드는 봉사도 했었고, 점자를 실제로 만드는 기계를 보는 경험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가장 인상적인 시각장애관련 경험은 어둠 속의 대화였지만.
그러나 막상 생활 주변에서 만나는 점자에 대하여 어떻게 만들었을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수화와 비슷하리라는 막연한 상상만 했을 뿐이다~
우리나라 점자가 외국과 다른 것도, 또 그걸 훈맹정음이라고 부르는 것도, 여러 문자들을 익힐 때 한글처럼 자모를 따로 배워 합쳐 효율성을 높인 것도, 그리고 받침의 경우 잘 구별할 수 있도록 형태를 조금 바꿔 따로 표기했다는 것도, 이중모음의 경우 두개를 합쳐 쓰되 연결된다는 표시를 하는 것도 모두 이 책을 통해 새로 알 수 잇었던 사실이었다.
격동과 아픔이 깊게 박힌 근현대사의 혼란 속에서도 이렇게 자신이 사명을 갖고 꿋꿋이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게 반성과 노력의 의지를 주는 것만 같다. 그래, 나 역시 조금 더 노력해야지. 그런 마음이 들게 한다. 오랜만에 배움 가득한 책을 만나 더욱 반가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