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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아저씨
네코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이른 아침, 바쁘게 움직이며 출근길에 오르는 수많은 아버지들. 그들은 가족이라는 거대한 걸 각자 등에 짊어지고 다닌다.
Q. 일이 힘드시지 않으세요?
A. 세상에 힘들지 않은게 어딨어, 다 힘들지.
Q. 왜 이 일을 계속 하세요?
A. 내가 놀면 우리 가족들은 누가 책임지겠어, 아무리 일이 힘들고 고단해도말야.
집에 있는 가족들을 보면 절로 힘이나고 다시 일 할 기운을 되찾는게 가장이야.
그게 바로 우리들이야.
(위의 질응답은 본인이 가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얼마 전, 과장으로 승진한 주인공 시바야마 타로(43세)씨. 하지만 여전히 일은 녹록치 않고 부하직원들 때문에 이리저리 마음 고생 하는 한 가족의 가장이다.
회사에서 치여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귀가하는 일상, 하지만 한창 사춘기인 딸들과 흡연조차 용납해주지 않는 아내의 눈초리에 그는 오늘도 석양을 바라보며 강가에서 담배 한 모금의 여유를 즐기며 피로를 날린다.
자녀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아버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집을 나가는 아버지, 최신식 기계에 적응을 잘 못하고 버벅대는 아버지, 부인에게 비밀로 하고 몰래 취미생활을 즐기는 아버지 등등..
이 모든 모습들이 실제로 나의 아버지를 보는 것 같아 재밌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짠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犬의 모습을 빌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자화상에 웃음을 가미했다.
귀여운 모습을 한 아버지들,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한뜻 가볍게 만든다. 그렇기에 '웃픈' 가장들의 일상 이야기들을 부담없이 읽어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아버지가 어떤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가볍기만 하지 않은 신비한 작품이다.
맨 처음 읽었을 때는 소리내어 웃기도 하며 재밌게 읽었는데 두번째로 읽었을 때는 몇번이고 피곤에 지쳐 주무시는 아버지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밀려오는 죄송함과 안쓰러움…
정반대의 감정을 이 책이 전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주인공 시바야마 타로씨처럼 오늘도 우리의 아버지들은 가족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달리신다.
그런 가장들의 웃픈 일상을 그려낸 이 작품은 당사자가 아니어도 많은 공감과 또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내게는 깨달음을 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