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사랑은 무얼까. 어떻게 이렇게나 듬뿍 가능할까. 나도 존자 씨 같은 할머니가 될까. 사랑과 미안함과 고마움을 지치지도 않고 반복해서 말할 수 있을까.
윤택한 삶은 많은 돈이나 물건을 쌓아 두는 것과 무관하다. 인간은 오로지 올바른 태도를 통해서만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나는 시장을 이리저리 쏘다니다 결국은 단골가게로 향하고 만다. 지난번에 산 키조개가 상했다든가 시금치가 물렀다든가 거슬러 준 잔돈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한 적도 있지만 이제 나는 입을 다문다. 내가 그런 말을 하면 자책하거나 화를 낼 것이 분명한,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가엾고 뻔뻔하고 슬프고 사나운,기묘하게 모순되는 그들의 표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들도 아는 것이다.
공부와 음주의 공통점이 있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아니, 생각해보면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나는 정말 미안할 때만 미안하다고 말하고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