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감에 침잠된 채로 밤을 지새웠고, 이미 나라는 사람은 없어져버린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되었다고. 그런데도 어김없이 날은밝았고 여전히 자신이 세계 속에 존재하며 출근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마주해야 했다.
그때 나는 알았어.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그러니까 사랑이 그렇게 시시해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게 아니라도 세상에는 세상에는 시시한 것들투성이니까.
불행이 바라는 건 내가 나를 홀대하는 거야. 내가 나를 하찮게 여기고 망가트리는 거지. 난 절대 이 재앙을 닮아 가진 않을거야. 재앙이 원하는 대로 살진 않을 거야.
내 사랑을 부탁받은 미소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사랑을 품고 세상의 끝까지 돌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