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쓰는 사람의 건강
사뮈엘오귀스트 티소 지음, 성귀수 옮김 / 유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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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이란 세상에 흩어져 있는 생각하는 소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로, 대학 강단에서 궤변을 일삼거나 아카데미에서 어설픈 말을 내뱉기보단 서재에 혼자 틀어박혀 글을 쓰는 진짜 박식한 사람 savant이다. 이들은 거의 모두 박해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 P11

엄밀하게 의학적 관점에서 진단한 지식인의 정체성은 ‘장시간 책상에 붙어 앉아 치르는 정신노동‘des métierssédentaires으로 요약된다. 그것은 사회에 도움이 될지언정 당사자의 건강에는 백해무익한 일이다. - P16

노동자나 장인이 하는 일은 건강과 힘을 주고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며, 잠도 잘 오게 하고 식욕도 북돋아 준다. 반면 책상에 붙어 앉아 공부만 하는 생활의 결과는 수명을 단축하고 잠을 앗아 가며 식욕을 잃게 만들고 빈번하게 불안증을 유발하는 질병이기 십상이다. - P37

사실 예로부터 이러한 우울증은 글쓰기에 도움이 될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우울증 환자가 한 가지 생각에 매달리다 보면 같은 대상의 모든 측면을 보다 집중해서 치밀하게 관찰하고 사고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대가를 치르고라도 통찰력을 높이길 바라는 정신 나간 사람이 있을까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그리 하기에 인간은 너무 약아빠지지 않았나요? 행복이 없는데 지혜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 P83

인간에 대한 혐오, 비애의 감정, 막연한 불만족, 모두 맘에 안 든다는 기분이 그로부터 고개를 듭니다. 이는 일체의 선의를 있는 그대로 향유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 최악의 질환을 떠올리게 합니다. - P99

하지만 밤샘 작업으로 그만큼 흥미진진한 결실을 거두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대다수는 시간과 건강만 불필요하게 소모할 뿐입니다. - P123

병에 걸린 지식인은 책과 학문을 완전히 잊어야 합니다. 서재 문을 들락거리지 못하도록 굳게 잠가야 하며, 오직 편안한 휴식과 탁 트인 야외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겨야 합니다. 이것 말고는 골똘한 사색에서 지식인을 끄집어낼 방법이 없습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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