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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의 사도세자 이맹희
이용우 지음 / 평민사 / 2012년 5월
평점 :
연일 이슈가 됐던 삼성가의 재산상속 분쟁.
인생을 살만큼 산 사람들이라는 것을 떠나서, 언론에 비쳐진 그들의 모습은 일반인 나에게는 정말 파격(?) 아니 쇼킹함이었다.
보통사람들이 아닌 웬만한 재산가들이라도 상상조차 못할 거액의 상속분쟁을 보면서 과연 저들의 사는 세상은 딴세상이구나 라는 것이 사실이었음을... 온국민에게 알려준 것 같다.
가만... 삼성의 계열사는 무엇들일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아는 것은 전자, 건설, 물산... 뭐 이정도? 특히 최근 반도체산업장에서 죽어간 노동자들, 강정마을 이야기로 삼성에 대해 카드나 제품을 안 써야겠다고 실천하는 사람인 나로서는 이 책을 보면서 재벌의, 아니 우리나라 재벌의 탐욕이 어떤 것인지 너무 적나라하게 보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싶다.
친혈족인 가족관계 안에서도 재산에 따라 파벌과 승계 구도에 따라 불구지천 원수처럼 되는 것을 보니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소비자들과 노동자들이야 말해 무엇하랴 싶었다.
내가 이 책을 보고 놀란 것은 첫장부터 [이게 사실이냐? 완전 각색한 드라마냐?]란 의문이었다. 세상에 아무리 때가 때인 군사정권 시절 특권층이라 해도 권총을 들고 자신을 잡으러 들이닥친 괴한들을 향해 권총을 발사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책 읽는 속도가 빨라졌는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이 책이 허구의 소설이 아닌 사실에 거의 근거했구나라는 것은 아마 읽는 사람들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책 저자가 내용 안에 나오는 대사들이나 인물의 묘사들을 보면 ...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비정함]이란 단어가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탐욕]!!!
드라마에 나오는 조폭이라 불리기도 부끄러운 깡패들 이야기가 아닌 한 국가를 쥐락펴락 할 정도의 권력과 재산을 쌓아둔 자들의 행태라니... 그리고 아무런 죄의식이나 거리낌이 없다는 것은 책 속에 나오는 시대뿐 아니라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라는 생각에 더욱 씁쓸했다.
이런 의심도 해본다. 두 형제간의 싸움 때문에 한쪽 편을 들기 위해 기획된 책이라는... 그런데 설령 그렇다해도 이 책 속에 있는 내용들은 단순히 재산싸움의 편을 들기 위해 쓰여졌다고 하기에는 너무 적나라하다. 그리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 또한 담고 있다.
지금 당장 현실로 끄집어내어 온국민 앞에 밝혀야할 문제!
바로 차명상속재산, 검경의 사유화 및 로비, 국보급 문화재의 문제 등 아무리 삼성이 삼성공화국이란 이름으로 불린다해도 이런 것을 바로잡지 않고 또다시 묵과한다면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 발아래 정권이 바뀌어도 머리숙여야 할 것같은 두려움이 든다. 대단한 애국자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 일류가 되는 건 너무 기쁜일이다. 당연히 그렇게 되야하고. 그러나 한줌 재벌일가의 사리사욕에 국가 권력과 재산이 우롱당한다면...
소설로서의 재미뿐 아니라 경제, 사회적 내용으로도 이 책은 많은 볼거리를 담고 있다. 당장에 이 책 내용을 주변사람들에게 얘기하니 대체로 뻔한거 아냐? 라는 반응이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그때 그시절[사카린 밀수, 동양방송 통폐합, 대구학원재단 등등]의 기억을 회상하며, 젊은 사람들은 [사실은...]의 호기심을 보인다. 끝으로 우리나라에는 청산해야 할 5공, 6공 비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 계획적, 치밀함, 거대함, 어두운 역사를 아우르는 진짜 비리의 집단(?)이 있다. 하지만 70년을 이어왔다는... 내가 알지 못하는 세대부터 성장해온 우리나라 대표기업이 더이상 비리온상이 아닌 일본이나 다른 나라처럼 대대를 이어 국가와 국민의 자긍심이 되는 기업이 되었음 좋겠다. 선대의 비뚤어진 탐욕을 후대가 꼭 물려받아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