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만나본 책은, 집에 아이가 둘 이상 있다면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책일 것 같아요.
전 첫째가 딸이고, 둘째가 아들이다 보니 그림책에 등장하는 아이들과는 반대에요.
둘째는 돌이 지나고 어느 정도 신체적 움직임이 나아지며,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자 누나의 따라쟁이가 되었죠.
저희 첫째는, 그런 동생이 사랑스럽다가도 싫어할 때도 간혹 있어요.
어쩌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첫째에게 '첫째가 잘해야 둘째도 잘 한다'라는 식의 부담을 주다 보니 더 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
그림책의 겉표지는 꽃을 한 송이씩 들고 있는 밝은 남매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오빠가 높이 "점프!"하면서 뛰면, 동생도 덩달아 "점프"해보지만, 오빠만큼 높이 뛰지는 못해요.
그런 동생을 오빠는 '흉내쟁이'라고 말하죠.
밥 먹는 것, 쉬하는 것, 공부하는 것, 혼자 머리 감는 것 모두 동생은 오빠의 흉내쟁이가 되어 따라 하죠.
하지만, 오빠만큼 잘할 리가 없는 동생은 밥 먹는 것도 느리고, 쉬는 화장실이 아닌 기저귀에 하고, 공부 대신 그림 그리기를 하며, 혼자 머리 감다 거품이 눈에 들어가 아파하는 등 어설픈 모습을 보여요~.
그러나, 그런 모습의 동생을 오빠는 싫어하는 법이 없어요.
왜냐하면 다음 그림에서 오빠의 마음이 잘 드러나거든요.
오빠는 좋아하는 사람을 "아빠랑 엄마랑 동생"이라고 답해요.
그런데, 그 말도 따라 하네요.
오빠라고 했으면 오빠가 더 좋아했을 텐데, 아직 그렇게 말하기까지는 어려워 보여요.
마지막 장면은 산책하고 온다는 오빠의 손을 동생이 꼭 잡으며, 사이좋은 남매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도 보이지만, 모든 일에 있어 모방은 자주 보이는 하나의 패턴 같아요.
집에서 엄마 아빠 다음으로, 자주 보며 제일 가까이에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아마도 형제이다 보니 모방하는 건 어쩜 당연한 이치일 것 같아요.
읽는 내내 기분이 좋은 그림책이었어요.
비록 실수투성이 막무가내 동생이지만, 그런 동생을 싫어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따뜻하게 받아주는 오빠의 모습이 너무 훈훈해 보였죠.
저희 집에도 이런 모습이 자주 비치길 바라며, 아이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며 읽어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