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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의 복지정치
김성수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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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다듬어 출판한 책으로, 복지'정치'라는 제목대로 오바마케어가 의회라는 정치의 장을 거치면서 어떻게 초기의 설계보다 굴절되었는지를 논한 것이 핵심으로, 저자는 이를 '문화이론'을 빌어 설명하였다. 


쉽게말해 미국 특유의 개인주의, 양당정치와 타협의 문화를 거치지 않고는 건강보험개혁안을 도출할 수 없으므로, 과거에 실패했던 클린턴을 반면교사로 하여 오바마가 건강보험개혁안(Affordable Care Act, 소위 오바마케어)을 관철함에 있어 양보해야 할 것이 많았으나, 이는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며 미국의 정치문화를 존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문화이론'이라는 틀을 빌어 표현한 것이다. 어떤 도식을 갖고 끼워맞추기보다 '문화'라는 상식적 틀을 갖고 접근하고 있기에 학위논문임에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개괄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출판을 기획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본서에 대해 가장 아쉬운 것은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2차 사료 위주를 가지고 저술하였다는 점으로, 특히 가장 핵심이라 할 Chapter 4 에 있어 대부분의 참고문헌 역시 1차 사료가 아니라 국내 논문, 국내 언론의 기사, 국내 연구기관의 보고서와 같은 2차 사료라는 점이다. 다만 이를 적당히 짜깁기한 것이 아니라 냉철하게 저자의 언어로 일관성을 갖고 저술하고자 함은 명백하였고 2차 사료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오바마 케어의 맥락을 일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2차 사료란 한 번의 편집을 거친 것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2차 사료를 인용함으로써 출처에 대한 추적이 명료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 아쉬웠다. 

예를 들어, 저자가 오바마 의료개혁 원칙 3가지 중 하나로 인용한 '건강보험과 진료 의사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점은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보고서(보건복지분야 주요국정현안과 대응방안' 
http://repository.kihasa.re.kr:8080/bitstream/201002/6172/1/%EA%B8%B0%ED%83%80%EC%9E%90%EB%A3%8C_2010-02(%EC%9D%B4%EC%83%81%EC%98%81)%EB%B3%B4%EA%B1%B4%EB%B3%B5%EC%A7%80_%EB%B6%84%EC%95%BC_%EC%A3%BC%EC%9A%94_%EA%B5%AD%EC%A0%95%ED%98%84%EC%95%88%EA%B3%BC_%EB%8C%80%EC%9D%91%EB%B0%A9%EC%95%88.pdf  p.150) 을 인용하고 있는데, 보편적 급여를 핵심으로 하는 정책에서 배부르게도(?) 선택권 보장이 주된 과제일 리가 없다고 생각되어 해당 보사연 보고서를 열람하였고, 보사연 보고서에는 분명히 적시되어 있었으나 이에 대한 출처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구글검색을 통해 찾아본 바, Wilcox 가 작성한 'Summary of the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of 2010' (http://www.mccormickklessig.com/718990985843451.pdf) 첫페이지의 Core Principle 를 보아도 국민의 선택권 보장을 시사하는 얘기는 없으며, 추측컨대 '건강보험과 진료의사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 보장'을 오바마 의료개혁의 주된 원칙의 하나로 기술함은 보사연 보고서 작성자의 자의적 기술일 혐의가 짙은 바, 이는 1차적으로 출처명시를 생략한 보사연 보고서의 맹점이라 하겠으나 2차 사료에 의존한 본 저술이 갖는 위험을 또한 방증한다 생각된다.

저자는 Chapter 4를 중심으로 하여 그 전후에 이론적 배경에 대한 일반론과 고찰을 전개하였는데,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분류나 관점에서 기존 보건관리학의 관점을 수용하고 있다. 그리고 책 후반에서 한국에서의 의료개혁에 대해 짧게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의료민영화 논란을 언급하고 당연지정제 유지를 규범적으로 논한 점에 있어서 저자가 지향하는 바는 비교적 명확하나, 정작 저자가 책에서 강조한 '문화이론'의 맥락에서 이를 논하고자 한 시도는 보이지 않아 논의의 비약이 되고 만 점이 아쉽다. 즉, 오바마케어와 관련한 논의를 대한민국에서 출판함은 암묵적으로 미국의 얘기를 넘어 국내상황에 대한 시사를 갖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에 대한 논의의 뼈대도 어느정도 제시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다. 이는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분류에서 건강보험제도(NHI)를 운영하는 나라에서 정작 우리나라에 대한 예시가 빠져있다는 의아함과 연결되어 있었기에, 어느정도는 의도적인 생략으로 느껴졌다.

즉 필자의 '문화이론'을 원용하여 논하자면,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보건의료체계상 국민건강보험이라는 NHI의 틀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의료기관을 단일 건강보험기구와의 당연계약(건강보험 당연지정)의 틀로 규합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의 관료적 관리를 관철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예외적인 독특한 의료체계를 갖고 있어 단순히 민간 위주라든가 공영 위주라든가 하는 틀로는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고, 계약의 강제화라는 점에서 두 차례에 걸친 위헌소송이 방증하듯 이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바마케어에서 보듯이 정책이 바뀌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적 편향(cultural bias)이라는 틀과 이 틀이 규정하는 정치적 맥락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며, 따라서 대한민국의 의료정책과 복지정치 역시 당분간은 당연지정의 틀 안에서 변화를 모색함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하는 정도의 논의만 있었어도 본 저서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덜어졌을 것 같다.

주로 비판 위주의 서평을 서술하였으나,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배경이나 진행상황, 의료제공과 관련한 정책에 대하여 일반 독자가 어렵지 않게 개괄할 수 있는 저서로서 본서는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에 있어 본서의 의미를 높게 평가하며, 국내서로서 '오바마케어'를 직접 다루고 있는 책이 아직까지(2015.2월) 본서 하나밖에 없다는 점에 있어서 국내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을 또한 절감하며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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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의 술술 보건의학통계 - 그림으로 이해하는
배정민 지음 / 한나래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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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예과때 통계수업을 열심히 들어서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으나, 이후 시간이 가면서 그때 배웠던 내용의 대부분을 잊어버린 아쉬움이 있어 왔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우연히 알게 되어 펼쳤는데, 예전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강의해 주셨던 교수님의 강의를 다시 듣는 기분이 들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면서도 평이한 언어로 씌어 있으면서, 동시에 기본적인 통계 개념의 엄밀성을 잃지 않은 서적임을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 이러한 중용의 미덕은 단언하건대 수없는 고민과 퇴고의 결과일 것이다. 독자로 하여금 '술술'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저자는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하였을 것인가 !

굳이 길게 이야기할 필요도 없이, 얼마 전에 참석하였던 저명 학회에서, 학회장 바깥에 전세계 석학들이 집필한 권위있는 교과서들과 함께 이 책이 나란히 진열된 것을 발견하였다. 이미 논문작성과 보건의학통계에 목마른 주류 의료인들에게 소문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방증한 것이리라.

우연히 저자와 조우할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의 전공이 아님에 겸손해 하면서도 보건통계라는 도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그저 남는 시간에 취미처럼 쓴 것이 아니라, 적잖은 희생과 조탁의 산물임을 알기에 스테디셀러로 남을 것임을 의심하지 않으며,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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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의 술술 보건의학통계 - 그림으로 이해하는
배정민 지음 / 한나래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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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이고 쉽게 설명하고 있으면서도 기본적인 통계 개념의 엄밀성을 잃지 않으며, 바로 SPSS를 돌릴 수 있는 실용성을 갖춘 가히 독보적인 통계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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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영어 사전 - The Story Dictionary of English Etymology 교양 영어 사전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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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보자마자 속으로 외쳤다. "이거다. 하늘을 찌르는 덕스러움!" 텍스트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실명비판의 전범을 보여주었던 강준만교수만이 쓸 수 있는 오타쿠적 교양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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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 사회를 넘어서 - 서울대 송호근 교수의
송호근 지음 / 다산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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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기득권` 아니면 `좌파`에 모든 원죄를 몰아버리는 단순논리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갈증하는 이들에게 꼭 일독을 권한다. 도올의 `사랑하지 말자`와 함께, 대선정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은 명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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