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진실 혹은 거짓
J. 랜디 타라보렐리 지음, 김은정 옮김 / 음악세계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Daum 카페 MOONWALKIDS 자유게시판에 쓴 글을 약간 수정하여 올립니다.)

yes24.com 에서 '마이클잭슨: 진실과 거짓' 을 구입하고 거기다 짧은 리뷰를 썼을 때는 사실 책을 일부만 발췌해서 읽은 상태였는데, 어제 오후에 못 읽은 나머지 절반을 읽어치웠습니다. 다행이 다 읽고 나서도 yes24 에 썼던 리뷰를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아래 내용이었는데요. (yes24에는 이미 쓴 리뷰를 고치거나 추가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 aladin 에 올립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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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의 팬들 사이에서는 (국제적으로) 나름 유명한 책이고 독보성을 가진 책이지만 두꺼운 원서라 사놓고도 완독이 어려웠는데 번역본이 나와서 일단 반갑고, 한국에 마이클 관련 출판물들이 많아지는 것은 그의 18년째 팬으로서 반가운 일이지만, 그의 전성기 (개인적으로 Dangerous 앨범 활동시기라고 생각) 가 아닌 사후에야 정당한 평가를 받는 듯한 느낌에 아쉽기도 하다. 여담인데 그의 공연 중 유일하게 정식발매된 루마니아 부쿠레스티 Dangerous 공연은, 그의 공연활동 당시에는 (당시는 DVD 가 아닌 VHS 시절이었던 탓도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 참 구하기가 어려웠다. 비디오 뮤직의 시대를 열었던 그의 영상 중에서 정작 Full HD 블루레이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이 그의 유작이 된 This Is It 이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MoonWalker, This Is It, 최근 발매된 The Wiz 만이 마이클을 블루레이로 만날 수 있는 미디어인데, Ghosts 풀버전과 그의 Short Film 집대성인 Vision 등도 블루레이로 만나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사족이 길었는데, 타라보렐리의 본 책은 나름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자 하면서 마이클을 둘러싼 루머들의 진상을 파헤친다. 그가 마이클과 개인적인 친분을 항상 유지한 것은 아니었고 정작 중요한 논점의 상당부분은 마이클 자신이 아닌 주변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된 것이고 그들의 신분이 전부 밝혀져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 책의 내용 또한 100%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전제할지는 독자의 몫일 것이다. 마이클이 대중에 숨기고 싶어했던 내용들이나 현명하지 못하게 처신한 내용들도 들어있기에 팬으로 읽기에 불편한 점도 없지 않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후 마이클을 비정상적 사고방식을 가진 아동학대자로 결론짓도록 되어 있지는 않기에 이 책을 지지하는 편이다. 공연준비중 다리를 다쳤다는 이유로 휠체어를 탄채로 참석하여 의자에 앉은 채 카리스마 넘치는 Remember the Time 공연을 선보였던 Soul Train 시상식에서의 모습이 실제로 다리를 다친 것이 아니라 연출이었다는 점은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마이클과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인생의 행복의 큰 퍼센티지였던 나, 90살 먹은 백발의 마이클이 시상식에서 하늘거리며 문워크를 선보이는 날을 상상하던 나는 마이클이 없는 세상을 어쨌든 살아가면서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들을 종종 젖은 눈으로 듣고 보곤 한다. 1996년, 1998년, 1999년 한국에서 직접 보았던 그의 색신(色身)은 떠났지만 그의 법신(法身)은 전설로 남아 전세계 사람들의 가슴속을 떠돌며 여전히 문워킹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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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리뷰를 썼을 때는 사실 책을 일부만 발췌해서 읽은 상태였는데, 어제 오후에 못 읽은 나머지 절반을 읽어치웠습니다. 다행이 다 읽고 나서도 기존 리뷰를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원제는 Michael Jackson : Magic and the Madness (마법과 광기) 이고, 1990년대에 나온 책이었고 아마도 영어권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책이었는데 워낙 두꺼운 원서이다보니 한국팬들에게는 덜 알려졌던 것 같고요. 

가장 최근의 개정판은 마이클의 사망 직후에 개정되어 나온 현재 구할 수 있는 에디션인데, 아마 마이클 사후 관심이 높아진 시기이기에 책의 판매를 위해 급하게 개정해서 내놓은 측면이 있는 것이 눈에 보이기는 합니다.

팬의 입장에서, 마이클의 음악이라든가 녹음 퀄리티, 무대에 대한 프로페셔널한 집착이라든지 이런 내용이 많지 않고 주로 루머가 되었던 이슈들, 특히나 마이클의 후반기 커리어를 갉아먹었던 2차례 소송에 대한 내용을 조금은 지루할 정도로 파헤치는 데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 하나만 읽고서 마이클을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팬으로서 마이클에 열광하는 소재들은 다른 출처로도 많이 접할 수 있고 팬들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숭배(?)의 대상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슈들에 대한 저널리스트로서의 성실성이랄까 이런 측면에서는 이 책의 독보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책 내용 중에서 팬들에게 공유된 사실과 가장 배치되는 점은, 마이클이 백반증 후유증에 대한 불가피한 측면의 탈색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탈색시도를 한 것으로 묘사된 점, 마이클의 코가 본인이 인정한 2~3회 수술보다는 더 많았고 재건수술도 있었으며 끝이 둥근 코를 뾰족하게 보이도록 보형물을 코에 부착했었다는 것일텐데, 사실 이것이 책 내용에서 가장 비중있는 내용도 아니라고 생각되고 저자의 입장을 100%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마이클이 인정한 내용과 완전히 배치되어 마이클이 새빨간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클이 큰 코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었고 아버지와 닮은 인상이라는 점에서 지우고 싶어했으며, 병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얼굴이나 외모에 대한 연예인으로서의 집착은 있었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에 나중에 사적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라는 점은 팬이라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네요.

제가 읽기에는, 저자는 전적으로 마이클의 팬으로서 우호적인 입장에서 썼다고 보입니다. 마이클이 애매하게 두었던 내용을 파헤치기도 하지만, 그만큼 근거없는 소문이 근거없거나 왜곡되었다는 것도 숨김없이 얘기하고 있고,  

저자가 전반적으로 비중을 둔 것은 마이클이 고용한 사람들을 다루고 세상과 혹은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인데, '자기방식대로 관철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고집센 어린아이' 의 모습을 끊임없이 보인 것에 대해 애증어린 시선을 많이 보이고 있고, 좀 더 세련되게 (좀 더 어른스럽거나, 혹은 요즘추세대로 쿨하게) 대처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곳곳에서 보입니다.

그러나 역시 마이클이 마이클일 수 있었던 것은, 어느 상황이든 자기방식대로 하기를 고집했기 때문인 점 또한 사실일 것이고 그런 마이클이 아니었다면 팬들이 그렇게 열광해마지않은 수퍼스타가 아니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저자 역시 이 점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읽으면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마이클이 2번째 소송에서 무죄판명 후 재기에 나서지 않고 은둔해버린 것을 저자가 상당히 비판적으로 얘기하고 나서, 마이클 사후에 그 소송이 마이클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이해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마이클의 자신의 아이들을 얻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과정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가르치는 과정이기도 했다는 내용, 2번째 소송 이후 This Is It 직전까지 커리어를 진행하지 않았던 수년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더 이상 음반 판매의 넘버원에 집착하는 마이클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들이 인생의 제 1순위가 되어 그의 일생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내용도 눈시울을 뜨겁게 하네요.  

753 페이지 내용입니다. '그를 다시 정상에서 보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그의 열정의 상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수십 년의 세월을 뒤로 한 채, 마침내 우리는 그를 그의 삶으로 돌려보내야 할 때를 맞이한 것이다.' 

다시 넘버원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대에 서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준비했던 This Is It 프로젝트를 불과 며칠 앞두고 떠난 마이클의 한 개인으로서의 삶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은 마이클 잭슨의 평전으로 넘버원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네요. 저자 타라보렐리가 마이클의 행적을 재구성하는 데 들인 노력과 편파적이지 않고자 노력한 점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고 봅니다. 

807 페이지에 참고문헌으로 저자가 1순위로 꼽은 책이 Michael Jackson : Visual Documentary (애드리언 그랜트) 라는 점은 저자가 마이클의 팬임을 드러냅니다. 마이클의 출생부터 사망일까지 1일 단위로 방대한 사진자료와 함께 나열된 책인데, 한 개인이 출판한 후 마이클에게 공식적인 Authorization 을 받은 책입니다. 

여담으로, 지금까지 제가 사 모은 책(외서) 중에서 참 잘 샀다고 생각되는 건 

* Moonwalk, * Dancing the Dream : 마이클의 저서이니까 기본이구요.
* Michael Jackson Vault : 두껍고 비싼데 그래도 비싼값을 한다고 봅니다.
* Michael Jackson - For the Record : 개정판이 나온다는데 이전판 갖고있고, 흑백에 글씨만 있지만 A~Z 순으로 마이클에 대한 많은 정보가 집대성되어있습니다.
* Time 지 추모 특별호 : 제대로 못 읽어봤는데, 비싸지도 않고 팬이라면 있어야. 


* Michael by The Editors Of Rolling Stone : 우리나라 aladin, yes24 에서는 외국도서에서 검색했을 때 상위에 뜨지 않아 검색이 쉽지 않은데, 우연히 어느 카페에 갔다가 이거 보고 샀습니다. Rolling Stones 가 전반적으로 마이클에게 우호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마이클의 음반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과 괜찮은 사진이 많아 좋았습니다. Slash 등과의 인터뷰도 있구요. Slash 는 마이클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게 전권을 주어서 참 좋았다. (Routine 대로 하게 하려는 전속 기타리스트에게 소리질러가면서 Slash 를 내버려 두라고 했다고) 마이클만큼 무대 위에서 Fluidity 를 가진 사람은 없다는 얘기를 한 것이 인상깊더군요. 아직 내용을 다 보진 못했습니다.

Michael Jackson Opus 를 구하려고 했는데, 크고 두껍기만 하고 새로운 것이 너무 없다는 평이 있고 생각보다 인기있는 것 같지 않아서 구입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마이클의 마지막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되었는데, 마지막 모습까지 법정증거로 대중앞에 보여져야 한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그의 마지막 모습이 마이클다움을 잃지는 않아서 조금은 위안도 되고..

마이클이 사랑했던 아이들의 앞날에 좋은일들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R.I.P.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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