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 - 모든 순간 소중한 나에게 건네는 헤세의 위로
송정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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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은 헤세의 문장들을 통해 포근한 위로를 보낸다.

작가는 헤세의 글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실마리를 찾아가고,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을 통해 헤르만 헤세의 글이 새롭게 보였다. 그의 글이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다. 난해했던 작품이 쉽게 다가왔다. 헤세의 책은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만을 읽어보았는데 고등학생 때 읽었던 터라 작품의 매력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 했던 것 같다. <크룰프>와 <싯다르타>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길잡이가 되는 작가가 있다는 점이 부럽기도 했다. 나 또한 불안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 때마다 해결서처럼 꺼내들 수 있는 책이 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은 헤세를 통해 치유받았던 경험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헤세의 문장을 송정림 작가식으로 해석해낸다.

우리는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지금의 불행함을 견디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작가는 제목 그대로 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 한다고 전한다. 조금이나마 걱정을 내려놓고 현재의 감각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싶다.


따스하고 편안한 문장을 통해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감성 에세이다. 짧은 여러 챕터로 이뤄져 있어 자투리 시간에 읽기도 좋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잠에 들기 전 머리맡에 두고 읽기를 추천한다. 곳곳에 스며든 따스하고 몽글한 일러스트가 감성을 자극한다. 지치고 마음의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용기를 전할 것이다.


이 서평은 자모단 4기 활동의 일환으로 자음과모음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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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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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로 알려진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미발표작이 최초 공개되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를 통해 '삶에 대한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논의를 던진다. 누군가 나에게 삶을 사랑하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뭐... 적당히 사랑한다. 삶을 싫어하고 혐오하지는 않으니까 문제 될 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삶을 사랑한다고 하면 뭔가 거창하게 느껴지고 낙천적인 사람이어야만 할 것 같다. 에리히 프롬은 '삶에 대한 사랑'은 모든 사랑의 핵심이라며 강조한다. 그렇다면 삶을 사랑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는 인간의 목적, 이기심과 자기애, 창의적인 삶, 죽음에 대한 태도, 무력감, 기본 소득, 소비, 활동적인 삶을 논의하며 인간의 삶을 탐구한다.

 

내가 삶을 마냥 사랑하지만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며 '삶에 대한 질투' 때문임을 깨달았다. 항상 마음이 공허하고 자신이 하찮은 인간이라는 기분이 들며, 불안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삶을 의식적으로 사랑하도록, 사랑하는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에리히 프롬이 평등을 보는 시선이 매우 공감되고 인상 깊었다. 평등이란 모두 차이를 지니지만 동일한 인간 존엄성을 갖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늘날 평등은 무리와 달라서는 안 된다는 의미의 동일이다. 우리는 개개인을 인정하려 하기보다 차이점에 주목한다. 올바른 평등을 추구하려는 시도도 집단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면 역차별을 주장하며 억울해하곤 한다. 이러한 사회는 창의적이지 않다.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찾지 못하고 획일적인 삶을 살게 된다. "동일의 자리에 다시 진정한 평등을 앉혀야만 창의성이 자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한 평등을 추구하는 것, 즉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를 통해 에리히 프롬의 철학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 현대인의 삶을 고찰하는 다양한 주제들이 흥미로웠고 독서 모임 등의 기회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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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 - 낯선 세계를 건너는 초보자 응원 에세이
강이슬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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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은 세상의 모든 초보들을 유쾌하게 응원하고 격려하는 요즘 에세이다.

작가 강이슬은 <놀라운 토요일>, <snl 코리아>, <인생술집> 등 젊은 층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들의 방송작가이다. 밝고 솔직하게 나아가는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은 측정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 스트레스와 높은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가진 이의 글답다. 책을 읽다 보면 웃음이 터져 나오고, 행복해진다.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강습을 배울 때 만난 불친절한 강사들을 묵묵히 견디고 불평하는 것이 아닌, 너스레를 떨며 자책하는 것으로 선빵을 날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예능 작가 다운 위트가 책 곳곳에서 반짝거린다.

 

"뭐든지 완벽하게 끝장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강박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나도 완벽주의자라고 봐야 할까?"라는 구절이 무척 공감이 되었다. 막상 시작하면 책임감을 가지고 잘 해낸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을 벌이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다 후회하는 날들이 쌓여갔다. 실패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고 강박을 버렸다. 조금 천천히 해도 되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런 마음가짐 덕분에 지금까지 블로그와 북스타그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 강이슬 작가처럼 포기도 '성과'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

 

'초보'의 모습을 설명하며 운전면허를 따는 과정이 실감 나게 그려진다. 글을 읽으며 갓 스물에 운전면허 학원을 다닌 시절과 운전 연수를 받으며 면허 따기 용 운전이 아닌 실전 운전을 막 배우던 때가 떠올랐다. 손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가며 어깨에 잔뜩 힘준 자세로 운전하던 때 말이다. 첫 접촉사고로 혼이 빠져나가던 때도 기억이 났다. 지금도 운전을 할 때 긴장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웃으며 대화하며 노래를 부르며 여유롭게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초보이던 때를 기억하고 잊지 않고 다정한 세상이 되도록 해야지. 여전히 끼어드는 차량에게 험한 말을 읊조리기는 초보자에 불과하지만.

 

강이슬 작가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이보다도 화목하고 친근한 부녀의 모습이 더 부러웠다. 아빠와 농담을 주고받고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에서 작가가 건강한 멘탈을 가진 것은 자연스러운 환경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친한 언니와 수다를 떠는 것만 같은 친밀함과 유쾌함이 느껴졌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간단하게 웹툰을 보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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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명상 - 알아차림과 치유의 글쓰기
김성수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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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방법론에 대해 알고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마음의 편안함과 성찰의 방법까지 얻었다. <글쓰기 명상>은 '글쓰기 명상'을 왜 해야 하는지, 효과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유쾌한 문체와 농담, 이해가 쏙쏙 되는 비유 덕분에 경계나 의심을 풀고 편안하게 따라가게 된다.

 

명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종종 해봤지만 찰나일 뿐 2~3초 만에 포기하곤 한다. 명상이라 하면 수행자만 할 수 있는 고귀하고 어려운 행위로 다가온다. 무언가 실체가 없는 행위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눈을 감고 가만히 마음에 집중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잡생각을 하거나 잠에 들게 뻔하다. 그러나 '글쓰기 명상'은 왠지 해볼 만할 것 같다. 글쓰기 방법에 따른, 상황에 따른 질문들을 보면 지금 당장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sns에서 가끔씩 하는 50문답처럼 형식은 간단하지만 평소 안 쓰던 생각의 근육을 자극하는 낯선 질문들은 답하기 어렵기도 하다. <글쓰기 명상>을 따라 글을 쓰다 보면 스스로에 대해 밀도 높게 성찰하고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글쓰기 명상의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자신이 쓴 글을 타인에게 낭독하거나 보여주지 않는다.

둘째, 두뇌를 통해서 만들어진 글이 아니라 손가락 끝에서 두서없이 튀어나온 글을 최고로 여긴다.

셋째, 띄어쓰기나 맞춤법, 비속어, 욕설 따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구사한다.

넷째, 일단 쓰고 난 글은 즉각 찢어버리거나 소각하여 완전히 폐기한다.

다섯째, 자신은 천하 최악의 글쓰기를 할 권리를 타고났음을 기억한다.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저장하지 않는 글은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표현을 고르고, 문장의 어순을 고려하고, 맞춤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잘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갈겨 쓴다', '글씨를 흘린다'라는 표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나조차도 나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막막한 감정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감정을 다루는 법을 익히는 것은 불행을 비껴갈 수 있는 가장 명료한 길이다. '글쓰기 명상'을 해보자. 감정의 실체를 명료하게 해체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발견해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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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 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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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는 연해주와 만주 일대에서 야생의 시베리아 호랑이를 관찰해온 다큐멘터리스트 김수용의 시선을 그린다.


임인년 호랑이의 해를 맞아 이 책을 읽어보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를 보는 듯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는데 추운 겨울 숲으로 둘러싸인 시베리아 한복판에 작가와 함께 호랑이를 관찰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은 후 작가 소개를 보고 역시나 싶었다. 자연 에세이는 처음이었는데 다큐 같은 문체가 진입장벽을 낮춰주었다. 소설처럼 서사의 흐름을 가지고 있어 몰입감이 높았고, 결말에 여운이 남았다.


'꼬리'는 박수용 작가가 시베리아 호랑이를 지칭하는 일종의 애칭이다. 글을 읽을 때는 맹수의 웅장함, 야생의 서늘함이 크게 다가왔는데 사진을 통해 그 땅을 살아가는 호랑이를 보니 귀엽고 우아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야생 호랑이가 집 앞 대문 아래 앉아있는 것을 목격하곤 무서웠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처럼.


<꼬리>는 호랑이가 사는 방식을 통해 인간의 존재 양식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호랑이의 품위가 인상적이었다. 먼저 위협하지만 않으면 사람을 해치지 않는 품위 말이다. 이 책은 호랑이와 인간의 공존 방식을 보여준다. 바로 영역을 분리하는 것이다. 호랑이와 인간은 서로를 두려워하고 해칠 수 있는 힘을 가졌기에 같은 영역에서 살 수 없다. 호랑이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을 분리하고 서로의 공간을 인정해야 공존할 수 있다. 이런 규칙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호랑이의 영민함이 놀라우면서도 간단한 규칙조차 지키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이 씁쓸하기도 했다.


내지의 우측 하단 모서리에 그려진 호랑이가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플립북이란 걸 알았다.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면 보이는 달리는 호랑이가 무척 귀엽다..C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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