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플리카 - 불변의 진리를 찾아 나선 옷 탐험가들
박세진 지음 / 벤치워머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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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레플리카'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다.
'레플리카'는 말 그대로 복제품이다.
이를테면 1947년에 생산된 리바이스 청바지를 1990년대에 똑같이 재현해서 만들었다면,
그 청바지를 레플리카 의류라고 할 수 있다.

1장에서는 19세기 말~20세기 중반까지 하위 계층의 의복 브랜드가 나온다.
즉 패션으로서의 의복이 아닌, 노동자가 일할 때 입는 워크 웨어 등이다.
옷은 일차적으로 기능성을 가미한 도구로 볼 수 있다.
요즘에는 옷을 주로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지만, 그 시대에는 몸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컸다고 한다.
우리가 겨울에 많이 입는 패딩점퍼도 1940년 미국 브랜드 '에디 바우어'가 최초로 특허를 낸 것이다.
그 당시 대부분의 겨울 외투는 두꺼운 울 소재였는데, 패딩이 만들어진 배경은
디자이너 에디 바우어가 겨울 낚시를 하러 갔다가 저체온증으로 고생하는 바람에
추위에 버틸 수 있는 옷이 없을까 고심하다가 거위 깃털을 채운 패딩을 고안해 낸 것이다.
우리가 추운 겨울에 패딩 하나만 입어도 추위에 견딜 수 있음을 만들어낸 분께 감사해야겠다.

이렇게 워크 웨어와 데님제품을 생산하던 유서 깊은 업체들,
고급 패션이 아닌 평범한 일상복을 만들던 업체들은
'헤리티지'라는 가치 아래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헤리티지 브랜드가 지금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브랜드만의 독창성과 구형의 생산 방식, 기능성을 목적으로 한 디자인이 특유의 개성으로 패션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익숙하게 알고 있던 브랜드 '칼하트'도 100년이 넘는 역사의 브랜드였다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다.

웰메이드 빈티지 레플리카의 유행에는 중요한 이점이 있다.
바로 환경오염 해결과 노동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2014년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이 무너져 수많은 노동자가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고 한다.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의류제작 공정을 저개발국가로 옮기고 해서 비참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홈페이지에 제품 하나하나 어느 나라, 어느 공장에서 만들고
그곳의 작업 환경은 어떤지 등을 올려놓는 업체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그 옷이 만들어진 배경과 환경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구매한다면 우리도 그 착취에 동참하는 격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무작정 옷을 사기보다는 노동,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류의 역사와 생산 과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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