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의 하루 - 강남스타일 미대생 스토리
김진국 지음 / 지영북스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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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봤을 때 어릴 적 즐겨보던 순정 만화 같은 그림이 매력적이어서 읽게 되었다. 강남 미대생의 일상과 반려견과의 삶.. 과연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다.

책을 실제로 받아보고는 책이 꽤 두껍다는 사실에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이런 책은 일단 몰입해서 읽지 않으면 읽고 나서 백 페이지 정도가 지났을 때 머리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작가의 소개가 엄청 길었는데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계시는 베스트셀러 작가분이셨다. 충격적인 것이 국내 최고의 성 전문가이면서 해외에 수출되는 세계적인 성 전문가로 도약하셨다니 성적으로 모르긴 몰라도 대단한 전문가이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이 최근에 나온 게 아니라 1995년에 두 권으로 나왔던 책을 합본으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목차는 아주 심플했다. 봄부터 겨울까지라는 고정관념을 깬 겨울부터 가을까지다. 계절과 함께 유라의 일상이 그려졌다.

초등학교 시절엔 대학시절에 대한 로망이 컸다. 특히 티브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학생활 때문인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도 그 로망이 이어졌다. 유라의 하루에서 나의 어릴 적 그 로망이 많이 나왔다. 거기서 19금 내용이 추가가 되어있었다. 꽤 강도 높은 내용이라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읽을 땐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려짐을 느꼈다. 일반적인 묘사도 그랬지만 성적 묘사도 거부감 없이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땐 상식에 어긋나는 것도 소설 속에선 귀여운 일탈로만 느껴졌다.

강남 미대생, 어느 정도는 여유가 있는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대학생 치고는 꽤 호화롭게 생활했다. 그리고 95년도 소설이라서 휴대폰이 없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아날로그식 생활도 볼 만했다. 동시에 옛 추억에 잠겨보았다. 미지가 파리에 연수를 갔을 때도 유라와 미지는 편지를 주고받는다. 십 년 전쯤 만해도 이메일을 보냈지만 요즘은 워낙 스마트폰이 발달이 되어있어서 언제든지 메시지를 주고받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든 것이 확인이 가능하다. 모두 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예전처럼 편지를 보내거나 집 전화를 이용하는 게 조금 불편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 기다리는 시간 동안 서로를 그리워하며 여유를 갖고 상대방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요즘은 무조건 바로바로 빨리빨리 이런 문화 때문에 이런 기다림은 찾아볼 수가 없다.

유라는 강남 미대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소설에서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미술 쪽으로는 문외한이지만 구스타프 클림트는 알고는 있었다. 가장 유명한 그림이 키스인데 그 작품을 비롯해서 여러 작품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었고, 그 그림이 궁금해서 직접 검색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유라의 그림과 준호의 그림에 대한 묘사도 있었는데 그건 온전히 내 상상력을 발휘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잔잔한 영화들이 생각났다. 내용은 다르지만 '밀양'같은 일상적이면서 심플한 영화 말이다. 제목처럼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유라의 대학생활을 과감 없이 표현하고 있었지만 나의 대학생활과는 괴리감도 많은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만큼은 정말 굉장한 책이었다. 시대적인 상황만 배제한다면 이 책이 지금 나왔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내용이었다.

잔잔하고 소설을 찾으시거나 미술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유라의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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