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뜻 없었던 행동들이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하자 김지영 씨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알라딘 eBook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 중에서

"잘 봐 주신 거예요. 얘가 그냥 나이만 먹었지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

내가 일을 쌓아 두지 못하는 성격이라 먼저 해치워 그렇다, 애들이 집안일 해 볼 기회가 없었다, 굶지 않으려면 밥은 해먹지 않겠느냐, 변명 같은 농담들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정대현 씨의 어머니도 요즘 애들이 다 그렇다고 맞장구쳤다. 두 어머니가 한참 동안 자신의 딸들이 얼마나 편하게 공부만 하고 직장만 다녔는지를 조목조목 얘기하다가 마지막으로 정대현 씨의 어머니가 말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나요. 다 하면서 배우는 거죠. 지영이가 잘할 거예요."

아니요, 어머니. 저 잘할 자신 없는데요. 그런 건 자취하는 오빠가 더 잘하고요, 결혼하고도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김지영 씨도, 정대현 씨도,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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