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 나의 선택이 세계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7
이형주 지음 / 책공장더불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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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분명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커피를 좋아하고 커피 소비량이 남부럽지 않은 우리나라이기에 사향고양이의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만한 사람은 바로 알게 되지요. 루왁이란 커피를 얻기 위해 사향고양이에게 가해지는 인간의 폭력을 경고하는 글이지요. 하지만 이 책에는 사향고양이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먹고 입는 기본생활에서부터 건강을 위해 챙기는 것들, 여행가서 즐겁게 보았던 것들이 얼마나 잔인하고 폭력적인 것인지를 구체적 사례와 통계 수치를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무엇 하나 예사롭게 선택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저자인 이형주 씨는 동물과의 조화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원했기에 이런 글을 썼을 것입니다.

 

사자, 돌고래, 호랑이, 코뿔소, 소, 악어, 뱀, 사향고양이, 곰, 범고래, 개(복제견), 상어, 하프물범, 라쿤, 오랑우탄 등이 이 책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들 동물은 인간의 한없은 이기심과 탐욕에 의해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실제적인 사진과 사례, 수치를 대하다보니 우리 인간이 이렇게까지 잔혹했었나 하는 자문이 들 정도입니다. 정말 우리 인간은 지구상 최후의, 최상의 포식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야만적이고 잔인한 짐승은 창살 뒤에 있지 않고 창살 앞에 있다'(149쪽) 스웨덴의 문호 악셀 문테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잔인한 폭력 앞에서 깊어지는 자책감, 죄스러움이 가슴 가득 차오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상의 모든 수족관, 동물원을 폐쇄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 자체로 긍정적 기능-특히 교육적인 면이나 인간과의 교감 측면에서-을 지니고 있지만 그들이 처한 환경을 생각해 본다면 조금 더 자연적인 환경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일부 선진국에서 동물원이면서도 동물의 생태나 환경을 고려한 동물원을 새롭게 개장하는 사례가 보편적으로 확대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은 결코 자연의 정복자도 아니고 자연 위에 군림하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니니까요.

 

이형주 씨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완벽한 삶을 사는 한 사람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시도하는 삶을 사는 여러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8쪽)는 다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무심히 먹었던 음식, 생각없이 입었던 옷, 손뼉치며 봤던 수중동물의 쇼 등이 연상되며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저 역시 동물을 향한 인간의 폭력에 가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에서 변화는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벽히 알지 못하더라도 알고 있는 사실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 모피를 비롯한 동물 가죽 제품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건강을 위해 잔인한 살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바야흐로 반려동물 홍수 시대입니다. 정말 많은 수의, 많은 종류의 반려동물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려가 되지 못하는 혹은 반려할 수 없는 훨씬 더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폭력 앞에서, 인간의 무심함 속에서 고통받고 있음을 이 책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비단 동물뿐이겠습니까? 지구상의 거의 모든 존재들이 인간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사라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식물과 동물이 끊임없는 변화 혹은 진화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듯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끊임없는 공존과 조화를 실천해서 우리의 후세대에게 이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줘야 합니다. 결국 언제나 문제는 나로부터의 실천에 있습니다.


109쪽에 보면 동물의 5가지 자유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 자유를 기억한다면 최소한 동물을 억압하는 현실에 가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 고통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 공포와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인간이 인간다울 때-표현이 지극히 추상적이지만-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과의 조화와 공존도 가능할 것입니다. 무심코 보았던 동물원 곰의 재주, 수족관 돌고래의 기예. 분명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지만 마냥 즐겁게 볼 수만은 없다고 이 책은 역설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면서 나로부터의 변화를 실천해야 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저자가 궁극적으로 소망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공포와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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