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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색을 품다 - 민화 작가 오순경의 우리 그림 이야기
오순경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민화 색을 품다...
이 책은 보고 싶다. 소장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 책이다.
대장금 이후 이영애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사임당 빛의 일기와
송윤아가 시한부 민화작가로 나와 진한 모성애를 보여주었던
마마
이 두 작품의 미술 디렉터였던
민화 작가 오순경님의 민화 작품집이라니..
요즘은 티비를 보지 않아 사임당은 못 보았지만
마마를 볼 때 배경에 비춰지는 민화작품 하나하나가
너무 예뻐 자세히 좀 보고 싶어 안달이 났던 때가 있었다.
민화가 현대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문에 그려져있던 커다란 꽃그림과
아들에게 남긴 모란도가 기억에 남는다.
그 작품을 그린 분 책이니 욕심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전통에 관해 이야기 하고자 하면 고리타분한 것,
어려운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4개의 장으로 엮인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쉽게 풀어쓴 민화 이야기, 작가의 작품에 대한 에세이 덕에
화려하기도 친근하기도 한 민화의 매력에 쉽게 빠지게 된다.
존엄하신 임금님의 배경 담당이었던 일월오봉도를
책의 첫장에서 제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을 때
왜 이 작품이 민화책에 나오는거지?
싶었지만...
글을 쭉 읽어가다보니 내가 알고 있던 민화의 시각이
좁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과 관련해 우리 전통 문양, 민화 자료들을
수집했던 때가 있었다.
문살, 기왓장, 단청 모든 것들에
자연이 있고 소망이 있고 의미가 있어
보는 눈이 즐거우면서도 공부할 것이 많아 힘들었는데..
꽃 한 송이 두꺼비 한마리 그것들에 담긴 의미며..
작가의 글들을 쭉 읽다보니
진작 이 책을 만났더라면 쉽고 재미있게 민화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잉어 그림을 보니 한 연예인이 아이가 안 생겨서
잉어그림을 빌려서 걸어두어 아이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물고기가 튀어오르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잘 살려 그렸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 잉어 그림에는 잉어가
몇 마리인지 어떤 모습인지에 따라 다른 기원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장식용으로 예쁘게 그린 그림이 아닌
기원을 담은 그림이기에
민화는 보는 그림이 아닌 읽는 그림이란 말이 딱 들어맞았다.
몇 해 전 나비장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집에 예쁜 나비장 하나 놓으라는 친정 엄마의 말씀에
난 나비장보다 큰 꽃이 그려진 오동나무장이
갖고 싶다고 했더니
무슨 젊은 애 취향이 그러냐며 핀잔을 주셨다.
아마 자료 수집 하던 중에 보았던 오동나무장이
기억이 남아 그랬던 것 같다.
내가 하도 가지고 싶어하니
신랑이 시어머님께 말씀드려서 어머님이 문갑을 두짝 주셨는데
내 마음에 차는 것이 아니라..
이사 할 때 다시 어머님께 보내드렸다.
오동나무장에 이런 의미가 있는 줄 아셨다면
우리 엄마 노친네 취향이라며 날 구박하지 않으셨을 텐데..ㅎ
민화는 마음을 담은 그림이다.
액을 쫓고 복이나 부를 불러오길 바라는 마음
앞날에 길을 밝힐 염원을 담은 그림.
책 속엔 그러한 그림 수십장이 담겨 있다.
세월에 변색되어진 민화도 멋스럽지만
작가의 색이 살아있는 작품들과 그 작품을 작업 할 때의
마음, 작업 환경에 대한 글을 보니
이 작품집이 집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마음이
전해져 좋은 기운을 불러올 것만 같다.
친절한 작가의 민화에세이를 통해
민화의 고운 색만큼 따스한 조상의 심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꽃과 나무와 열매, 새와 곤충과 동물,
그리고 다양한 기물에 색을 입히고 의미를 부여해
우리 삶의 공간에 들여놓는 것이 민화입니다.
또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을 담아
그림을 보는 이의 마음으로 전해 온 그림이 바로 민화 입니다.
그 때문에 민화를 그리면서 그 마음을 잘 살리게끔 색을
입히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곧 자신의 삶에
색을 입히는 과정과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림에 색을 입히고
마음을 담는 과정이지 그림 자체가 아닐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