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즈마는 이를 위한 방법은 오직 단 하나, 환경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환경이 바뀌어야 자신의 사고, 발상, 욕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이사를 가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할 수는 없는 법, 그렇기 때문에 아즈마는 여행을, 그보다도 관광을 하라고 주장합니다. 계획이나 거창한 마음가짐이 요구되는 여행도 필요 없고 그저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몇 박 며칠의 관광을 가끔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이기 때문에 권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맨날 구도자처럼 여행만 다니며 살 수는 없죠. 우리는 대부분 생계를 위해 월급쟁이의 삶을 떠날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요.
"여행을 하라"라는 결론을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책의 제목을 다시 상기해봅시다. 이 책은 우리의 삶 속에 약한 연결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행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인 것입니다. 중요한 건 우리 삶 가운데 약한 연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좀 더 경제적이고 쉬운 방법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자가 실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해주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책이 되었겠지만, 그것들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것 같습니다.
저자는 그동안 학자로서 연구 및 저술활동을 위해, 다시 말해 강한 연결을 위해 많은 것들을 지나치며 바쁘게 살아온 듯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을 낳게 되고 키우는 와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내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지금의 딸을 만날 수 있을까? 지금의 딸은 전적으로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고, 우리의 삶은 어쩌면 이러한 우연들이 모였을 때 더욱 유일해지는 것이 아닐까? 환경에 의해 지배되는 변수에 지나지 않는 삶이란 지루하지 않은가? 결국 약한 연결에 의한 우연이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때로 운명적 만남, 운명적 사랑을 꿈꾸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정해진 인연, 정해진 미래, 정해진 운명이란 게 있다면 그것만큼 재미없는 인생도 없지 않을까요?
그는 이 사실을 이곳저곳 여행하면서 확인한 듯합니다. 기존의 환경과 다른 새로운 곳에 처했을 때 자신의 생각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그것들이 자신의 정신을 훨씬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아즈마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서치하고, 필요 없는 문서는 빠르게 스킵 하는 인생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는 이러한 깨우침을 여행한 도시에 따라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