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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그녀 1~2 스케줄러 합본 세트 - 전2권 - 스케쥴러 포함
하루나 레몬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4월
평점 :
우선 스케쥴러 합본 세트 구성품 너무 좋습니다 ^_^
보통의 그녀를 읽으며 연상됐던 작품은 며느라기와 82년생 김지영이었다. 세 작품은 모두 여성의 삶을 말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이 겪는 고통과 차별을 보통의 것, 보편적인 경험으로 여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보통의 그녀와 82년생 김지영은 특별한 공통점을 갖는데, 바로 주인공이 환상적인 특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지영은 다른 사람에게 빙의되어 그 사람의 목소리로 고통을 이야기하고, 나루미는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 앞에서만 보통의 사람과 다른 외형을 지닌 다루다루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의태’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데, 사회의 기준에 맞는 행동양식을 수용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상황을 조성하여 여성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도구로써 작용한다. 이에 반하는 본래적이고 환상적인 특질인 다루다루 인은 무엇도 될 수 있고, 무엇으로도 정의내릴 수 없는 인간 본연의 가치를 나타낸다.
또한, ‘의태’만큼 이 책에서 중요한 상징물은 ‘시’다. 나루미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의태라면 시는 세상과 당당히 맞서 싸울 도구다. 또한, 그녀의 삶의 목적이기도 하다. 하루나 레몬은 <그렇게 엄마가 된다>에서 기술한 임출육을 경험한 여성의 보편적인 차별의 경험을 확장하여 여성성이 강조되지 않는 직장 혹은 사회에서의 보편 차별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이 만화를 그저 ‘평범함이라는 것은 없다. 누구나 다 조금씩 달라’와 같은 맥락으로 뭉개버린다면 우리는 결코 우리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해서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이 만화를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읽어내는 것에 불편함을 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단지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혹은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여성이니까와 같은 조건부적 공감이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도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명제 아래에 공감을 시도해야 한다.
보다 많은 남성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끝맺으려 한다.